염색이 된다고 자신할 수 있는 헤어가 있는가?/Cosmobiz 5월호 30-32쪽/

수십 년씩 헤어익스텐션을 판매하면서도 가끔은 고객의 질문에 자신이 없어질 때가 있다. “이것이 휴먼헤어라면 염색이 되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이 특히 그렇다. 블리치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유행이 된 봉지머리를 권해줄 때 조차 요즘은 대답의 끝이 흐려진다. 고객 중의 몇 명이라도 구매한 봉지머리가 염색되지 않았다고 항의해 오면 무어라 답해줘야 하는지 조차 망설여지기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되지 않는 가격의 저가 봉지머리 제품이 넘쳐나면서 제품에 대한 소매점들의 믿음은 땅에 떨어지고, 일부에서는 “조금 비싸도 좋으니 이제는 제발 제대로된 봉지머리로 자신있게 염색된다고 말하면서 팔면 좋겠다”는 푸념까지 빗발치고 있다.

헤어회사 영업사원들 조차 자신이 판매하는 Unprocessed 봉지머리가 정말로 염색이 되는지 자신있게 답하지 못하겠다며 우려를 표한다. 과연 염색이 정말로 되는 봉지머리는 어떤 것일까?

속칭 봉지머리라 불리우는 번들헤어는 가공처리되지 않은 생머리 ‘Unprocessed Hair’를 뜻한다. 그런데 헤어회사들이나 소매점들이 가공처리되지 않은 헤어와 가공된 헤어의 차이를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어느 순간부터는 ‘Unprocessed Hair’의 의미가 ‘질 좋은 진짜 휴먼헤어’로 바뀌고 말았다. 문제는, 그런 오해로 인해 소비자들 중에는 가공처리된 일반 휴먼헤어도 염색이 되어야 진짜 휴먼헤어라는 이상한 공식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실제, 코스모비즈를 위해 제품을 테스트하고, 영문기사를 작성하는 프리랜서 기자들까지도 그런 오해를 근거로 이미 염색되어 더 이상 염색이 불가능한 제품을 표백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급히 몇몇 미용사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말해주고 그들도 비슷한 오해를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놀랍게도 Unprocessed 의 반대말이 Processed 된, 즉 이미 염색처리된 헤어를 뜻한다는 사실로 착각하고 있었다. 어디에서부터 이같은 오해를 풀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지 먹먹해 지는 현실이다.

이미 염색된 헤어는 염색되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Unprocessed 헤어가 아닌 나머지 모든 헤어는 공장에서 산처리를 하여 큐티클 표면을 깍아낸 것이고, 염색약이 입혀진 헤어다. 가공처리 되지 않은 Unprocessed 번들헤어는 헤어의 색깔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가 그대로 살아있어 과산화수소(하이드로진퍼락사이드)로 표백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염색된 나머지 헤어는 큐티클 몇겹 속까지 염색약이 투입되어 과산화수소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게 된다.

물론 큐티클이 십 여개 층으로 되어 있는데 그중 몇 겹의 헤어에 염색약을 투입시킨 상태에서 과산화수소를 바르면 화학 염색료의 일부가 씻겨 나가거나 더 깊숙한 큐티클층에서 표백이 되면서 예상치 못한 색으로 비쳐지는 현상도 나타나는데 이것을 보고, “가공처리된 헤어도 좋은 휴먼헤어라면 염색이 된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염색은 원하는 색을 정확히 얻어낼 수 있을때만 염색이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색을 얻을 때는 염색이 아닌 ‘변색’으로 간주해야 한다. 미드웨이 개발실 오드리 한 이사는 이에대해, “이미 염색된 헤어도 밝은색에서 어두운색으로의 염색은 가능합니다. 특히 Bobbi Boss의 레미헤어는 모질이 좋기 때문에 이미 염색된 헤어도 컬러 리무버를 사용하여 염색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블리치한 후에 염색을 하려면 암모니아 성분이 없는 반영구적(Demi-Permanent) 염색약을 추천하여 헤어에 손상이 덜 가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설명 했다.

Unprocessed 헤어가 정말 염색되나?

시중에 판매되는 번들헤어 가격은 천차만별하다. 심지어 공장 직영 도매업체까지 저가 번들헤어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몇개의 번들헤어를 구입해 코스모비즈 실험실에서 염색해 보았다. 다소 예상은 했지만 실망스러운 사실은 염색이 되기는 하지만 불규칙한 결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블리치한 저가 번들헤어는 일부 27번 색까지 표백이 되었고, 일부는 30번 색 정도로 표백이 되어 의도한 결과를 정확히 맞추어 내지는 못했다는 문제가 나타났다.

마침, 미드웨이사에서 BeREAL™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번들헤어를 출시하면서 샘플을 보내와 일부는 실험실에서, 또 일부는 미용사에게 맡겨 시험해 보기로 하였다. 사무실에 도착한 BeREAL™은 금방 눈으로 보아도 최상급 헤어라는 사실을 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 모비율도 뛰어났고 모발의 끝부분도 반듯하게 살아있었다.

정말 좋은 번들은 과연 어떨가?

실험실에서 실시한 표백실험은 열을 가하지 않고 클레이도 컬러 파우더와 30 볼륨 크림 디벨로퍼를 사용하여 방안 온도로만 실시하였다. 비교적 짧은 시간만에 탈색이 시작되어 27번 색에서 중화시키고 영양분이 충분한 컨디셔너를 바른 뒤 건조시켰다. 염색한 헤어의 거의 모든 부분이 27번의 색으로 고르게 표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드리 한 이사는, “BeREAL™은 최상급 원모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탈색후에도 헤어의 상태가 드라이 하거나 손상되는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으며 헤어 상태가 보존되는 것이 BeREAL™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 편에서는 본지의 네콜 잭슨 기자가 16, 18, 20 인치 BeREAL™을 미용실로 가지고 가서 표백, 염색, 위빙 등 전체적인 서비스를 받기로 하였다. 상류층 흑인 고객들이 주로 쇼핑하는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소재한 미용실에서 전국적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미용사 세븐씨에게 서비스를 부탁했다.

주로 번들헤어로 위빙서비스를 제공하는 세븐씨는 헤어를 꺼내어 보기도 전에, “Bobbi Boss 에서 새로 만든 제품이군요. 이건 해보지 않아도 분명 최고급 헤어일 거에요. Bobbi Boss는 뭘 만들든 최고급으로만 만드는 회사거든요”라며 칭찬을 늘어 놓았다. 고객 중 유명 연예인이나 부유층 고객의 헤어는 주로 Bobbi Boss 헤어나 헤어피스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귀뜸도 해주었다.   

세븐씨는 자신이 개발한 염색과정은 공개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여 염색과정은 생략한다. BeREAL™은 실험실에서와 유사한 수준으로 표백이 되어 나왔고, 보라색과 갈색 등 몇 가지의 색이 입혀져 완성되었다. 네콜 기자가 직접 모델이 되어 위빙을 하였다. 이미 블리치한 네콜 기자의 네츄럴 헤어와 BeREAL™에 잎혀진 보라색, 갈색, 블론드색의 헤어가 혼합되고, 굵은 컬이 만들어지면서 네콜 기자는 진짜 모델이 된 모습이다.

BeREAL™ 사용 후기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세븐씨는, “내가 말했잖아요? Bobbi Boss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니까요” 라며 짧고 강하게 답했다.

염색한 머리는 특별히 관리를

번들헤어를 표백한 뒤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제품을 판매할 때 모든 고객에게 이같은 사실을 가르쳐 주어야 불만을 예방할 수 있다. 번들헤어에 주로 사용되는 모발은 인도에서 채취한 것이고 차분함을 유지하기 위해 약간의 중국모가 혼합되기도 한다. 인도모는 큐티클층이 중국모에 비해 3~4겹 정도 얇은 흠을 갖고 있다. 이같은 결함 때문에 오래전 Wet n Wavy형태로 인디언 헤어가 시장에 출시된 뒤 엉김현상이 심해 대대적으로 반품처리 되었던 아픈 추억도 남아있다.

이미 굵고 반듯한 중국모에 익숙한 한인 뷰티업계의 눈높이에는 모자란 모발이었다. 그것을 흑인 미용사들이 앞다퉈 들여오면서 뷰티서플라이에서도 취급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얇고 구부러진 헤어의 큐티클을 오픈하여 표백제를 침투시키고 염색체의 색을 탈색시키고 나면 인도모는 매우 건조하고 엉기기 쉬워진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헤어의 큐티클을 여는 방법은 개발되었으나, 다시 닫는 방법은 개발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거칠게 뾰족뾰족 튀어 나와 벌어진 큐티클로 인해 수분이 방출되고 헤어와 헤어가 서로 엉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번들헤어를 염색한 뒤에는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고, 실리콘 성분의 세럼을 거의 매일 조금씩 발라 헤어의 표면을 부드럽게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여러가지 세럼을 잘 살펴보면 어느 제품은 오일 성분이 많이 함유된 것이 있고, 어느 제품은 천연 실리콘으로만 만들어져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여러가지 세럼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추천해 줄 만한 제품을 찾아보는 것도 값진 일이다.

매 2주마다 컨디셔닝을 해 주는 일도 중요하다. 두피부분을 샴푸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스프레이통에 물과 연한 올가닉 샴푸를 섞어 헤어를 색션별로 나누어 뿌려주고 타올로 닦아내는 방식도 가능하다. 오가닉 샴푸는 거품이 많이 나지 않아 좋다. 이렇게 샴푸를 한 뒤 영양분 함유량이 높은 컨디셔너를 가볍게 바른 뒤 드라이어 혹은 플랫아이언 등의 열을 이용해 컨디셔너가 헤어 깊숚히 침투하도록 해주면 좋다. 오일 성분이 많은 컨디셔너를 사용하면 떡짐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맑은 물 형태로 만들어진 컨디셔너를 사용하는게 좋다.

BeREAL™을 착용하고 약 1주일만에 네콜 기자는 10마일을 달리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땀과 비로 헤어스타일은 엉망이 되었다. 빗질을 해보지만 별 효과를 느낄 수 없어 아깝지만 헤어를 뜯어 내야 할 것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런 네콜 기자의 헤어에 Cebu Organic 세럼을 바르고 플랫아이언으로 펴준뒤 빗질을 했다. Cebu Organic Serum은 저농도 천연오일이 실리콘과 적절하게 혼합하여 위빙헤어의 떡짐현상 없이 헤어를 미끈하게 해준다. 네콜 기자의 BeREAL™은 거짓말처럼 새롭게 살아났다.

소매점들은 흔히, “제품이야 손님들이 알아서 사용하면 되는 것이지, 구지 우리가 그런 것까지 알아서 가르쳐 주어야 하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케미컬 제품과는 달리 헤어익스텐션은 고객이 알아서 해답을 찾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헤어 스토어에서 가르쳐 주지 못하면 스스로 전문점의 위치를 포기하는 일과 같다. 따라서, 제품을 판매하는 일 만큼이나 제품의 사용방법을 잘 안내해 주는 일도 헤어스토어의 의무인 셈이다.

결론은 공장에서 가공한 헤어

“소매점은 품질이고 뭐고, 가격만 따진다”는 말이 있다. 그것이 현실일 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소매점들 중에서도 “손님들에게 자신있게 팔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이제는 팔고싶다”는 업주들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뭐니 뭐니해도 유명브랜드는 그만한 값을 하더라”는 사실도 경험하고 있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자신있게 소비자들을 만족시켜 줄 만한 좋은 제품을 골라서 판매하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실천해 볼 때도 된 것 같다.  <장현석, 유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