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Enter" to skip to content

중국공장의 이중 가격전략 이면에 숨은 속셈은?

[2017년2월호, 70페이지) 알리바바 등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휴먼헤어 제품을 직접 공급해 오던 중국공장이 미국현지에 소매점 오픈을 목적으로 가격 인상 전략을 발표하고 나섰다. 온라인 직판을 제1단계로 본다면 이제는 제2단계인 소매점 오픈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는 공장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오는데 성공했다면 이제부터는 뷰티스토어 소매가격으로 인상시켜 미국 현지에 소매점을 오픈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공장의 전략변화는 자율경쟁을 조건으로 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국가정책이 바로 사업전략으로 시행되어야 하는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담합행위가 당연시 되며 단체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공장이 발표한 이번 가격인상 전략은 이면에 숨겨진 진의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은 화장품, 미용용품 분야의 산업이 자동차 산업만큼이나 규모가 크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는 한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 브랜드가 주를 이루면서 중국 브랜드로는 중국 내수시장조차 확보할 수 없는 상태다. 더구나 글로벌 생산기지를 자처하면서 중국은 극심한 환경오염피해를 겪고있다. 더이상 생산기지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다. 외국기업 브랜드를 대적하기 위해서는 자신들 스스로 외국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과 유럽 뷰티산업의 유통망을 확보해야 한다. 직접 운영하는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 미용제품을 만들어 내고 이것을 다시 중국 내수시장으로 역수입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미국과 유럽의 뷰티서플라이는 가장 만만해 보이는 진입구라 할 수 있다.

먼저 휴먼헤어 제품으로 뷰티서플라이 기반을 공략한 뒤 직접 소매점을 오픈해 일반 미용용품 영역으로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 뷰티서플라이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케미컬 제품, 미용기구, 미용잡화, 화장품 등의 영역에서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 이들의 목적이라 보는 것이다.
배경을 살펴보자

미국 소비자들에게 휴먼헤어 제품을 주도적으로 공급해 오던 공장은 주로 중국 신천과 광저우 지역에서 소멸되어가던 소규모 공장들이다. 이들 소규모 공장은 백화점 형태로 되어있는 미용시장에 약 200~500 평방피트 규모의 작은 전시장을 운영해 왔다.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보따리 상인을 대상으로 저급의 인모제품을 소량공급하면서 점점 도태되어 가고 있었다. 한인 헤어회사들이 인건비 등의 이유로 중국 중심부에 위치한 허난성의 공장에 주문을 몰아주면서 인건비 부담이 큰 광동성의 공장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미용용품의 메카로 알려진 광동성 상인들로서는 미용시장의 주도권을 허난성에 그렇게 빼앗길 수 만도 없는 일이다. 알리바바라는 플랫폼은 광동성 상인들에게는 적시의 무기가 되었다. 미국 소비자를 직접 겨냥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한인 헤어 브랜드를 주로 생산하는 허난성의 대형 공장들도 알리바바 바람을 탈 수 밖에 없어졌고, 알리바바의 마술같은 기능은 한인 뷰티서플라이 전체를 슬럼프에 빠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의심스러운 양면의 가격전략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아니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몇 가지 정황을 기초로 생각해 보면 중국 공장의 미국 소매업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을 갖게한다. 이미 공장이 여러가지 형태로 몇개의 소매점을 직접 운영하면서 시장진입 포뮬라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같은 의심을 뒷받침한다. 그 보다도 중국공장의 이중적 가격정책이 더 큰 의심을 갖게하는 요소다.

중국공장들은 한인 뷰티서플라이 채널에 공급하는 인모제품의 가격을 현저히 떨어뜨렸다. 최근에 출시되는 중저가 인모제품을 보면 가격대비 품질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공장은 판매저조를 이유로 제품가격을 2000년대 초중반 수준으로 떨어뜨려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1년가량 계속된다면 인모 위빙제품이 약 $15~20 정도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심어줄 수 있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인모가격이 급격히 내려가는 상황에서 공장은 반대로 인터넷 구매자들에게는 “중국정부가 환경오염 등에 대한 규제를 엄격히 하면서 인모가격을 40~60%가량 올리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고 통보하고 있다. 따라서 $10 정도에 판매되던 제품을 $15~20 정도로 판매하겠다는 내용이다. 소매점 가격과 공장직영 인터넷 가격이 같아지는 결과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미심쩍은 정황이다.

비록 가정이긴 하겠지만 약 1년 뒤 한인 뷰티서플라이에 공급되는 인모제품의 가격이 2008년 때와 같이 두 곱 이상 뛰게 된다면 소비자들에게 인식된 $15~20대의 가격은 단기간에 $30~40로 오르게 될 것이고, 인터넷에서 $15~20로 올린 공장은 자연스럽게 소매점을 오픈하여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면서 시장을 잠식할 수 있게되는 불쾌한 짐작을 갖게 하는 현상들이다.
기득권이 무너지는 것은?

어느 산업이나 기득권이 무너질 수 있는 주 요인은 공급망을 빼앗길 때나 사업환경이 급격히 변할때다. 80년대 말 비디오 렌탈업을 주도하던 한인 소매점들은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공급을 중단하고 블록버스터에 독점공급하면서 하루 아침에 문을 닫는 피해를 경험한 바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이중가격 정책이 공급가격을 무기로 한인 이민자 주도의 뷰티산업을 송두리째 뽑아내려는 전략적 움직임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고, 기득권을 쥐고있는 한인 기업과 소매점들이 보다 정교하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장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