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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오가닉, 자연주의에 대한 정의만 잘 이해해도 장사는 대박

[2017년2월호, 10페이지]

100가지중 99개가 다르더라도 1개의 깊은 공감으로 동질감 생긴다

이상기온,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변화에 대한 불안 심리 때문일까? 오가닉과 내추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 오가닉과 내추럴에 대한 정의, 수준, 적용 범위 등이 인종별, 연령별, 성별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므로 내추럴이라는 키워드를 제품이나 영업장 매출증대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도 각양각색이다.

시대적 유행이든 환경적 불안 심리든 소비자 대다수는 내추럴과 오가닉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이런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근본적 사고방식이 변했다는 것은 소비형태까지 온전히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인데, 소비자들에게 무엇을 오가닉이라하고 무엇을 내추럴이라 할 것인지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도록 하느냐가 결국 뷰티산업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내추럴과 오가닉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 할 것이다.
내추럴에 대한 민족별 차이

한국인들에게 내추럴은 천연, 유기농, 자연식 등 주로 섭취하는 음식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용 부분에서도 천연원료를 사용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결과적으로는 한방에서 제품의 해법을 찾았다. 한국인들은 어린 나이 때부터 각종 약초의 효능에 대한 사실을 반복적으로 듣고 자라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방효능, 침, 지압 등에 대한 기본적 개념과 신뢰를 하고 있다. 농약, 방부제, 화학 원료 등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각종 언론 매스컴을 통해 일파만파 전해지면서 천연재료를 기본으로 하는 한방이 대체의학으로뿐 아니라 대체생필품 영역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미용용품 중에서는 탈모방지나 발모효과까지 갖추었다는 한방 샴푸, 한방 컨디셔너, 강장제(토닉) 등이 내추럴 운동의 결과물로 나타났다.

자연주의가 대세로 등장하면서 산 속의 고립된 생활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고, 암에 걸린 사람도 산속의 자연생활을 통해 치유되었다고 증언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효소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아예 샴푸 사용을 끊은 사람들도 늘어날 만큼 생필품으로 간주하던 비누와 샴푸 같은 생활용품의 화학 원료에 대한 반감이 거세졌다.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적 변화를 빨리 감지한 덕에 한방 샴푸가 한국뿐 아니라 소수 미국인 소비자들에게까지 판매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백인 소비자들은 제도적 차원으로 오가닉을 구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샴푸에 포함된 화학 원료가 인간의 혈관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유방암이 급증함과 동시에 불임 현상들이 속출하면서 화학 원료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과학적 사실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백인 소비자들은 정부나 공익기관에 의지하여 오가닉의 정의를 내리도록 한 것 같다.

미국 농무부가 이런 소비자들의 요구에 떠밀리듯 USDA 오가닉 인증제도를 시행했다. 문제는 97% 이상 천연원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천연원료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편에서는 방부제 정도의 사용을 허락한 3% 정도 화학 원료의 사용마저도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인증 사실을 포장지에 기재하고도 제품이 정말 인증조건에 부합했는지를 조사할 방법도 어렵다 보니 고가의 인증비를 감수할 수 있는 대기업에 좋은 일만 시킨 결과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NSF와 같은 민간기관에 위탁하여 제품을 검열할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오가닉의 조건도 70%대로 기준치를 낮추어 실시하게 되었다. 이는 결국 30%가량이 화학 원료로 채워지면서 오가닉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꺾는 결과로 이어졌다.

오가닉에 대한 정의로 싸움이 집중되면서 기존의 대기업은 오가닉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욕구를 어느 정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대신, 천연 오일로 관심을 돌리게 하여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 상황이다. 물타기에 성공한 미용용품 대기업은 원료교체보다는 상표교체를 시도했고, 이열치열의 방식으로 오히려 “과학적으로 획기적인 원료”를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진정시켰다고 분석한다. 결국, 오가닉은 식품이나 미용용품 등 모든 분야에서 부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정의로 변질되었다.

소수민족 중에서도 오가닉에 예민하지 않은 히스패닉 소비자들과는 달리 흑인 소비자들은 오가닉이나 내추럴을 경제적인 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보다 현실적이면서도 감정적인 내추럴 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고 있다. 먼저, 내추럴의상징적인 요소로 릴렉서 사용 여부를 걸었다. 릴렉서를 크림처럼 만들어진 마약이라는 의미로 “크리미 크랙”으로 추락시키면서 내추럴 운동이 동력을 얻기 시작했다.

헤어 익스텐션과 가발에 주력하는 뷰티스토어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케미컬 제조사 들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서로 앞다퉈 “오가닉” 혹은 자연을 의미하는 단어를 사용해 자연산의 느낌이 나도록 하는 제품을 발 빠르게 출시했다. 화학 원료를 기본으로 사용하던 기존의 유명 브랜드는 릴렉서에 대한 반감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몰라 실수를 반복하던 사이에 무명의 제품들이 체인점의 선반을 차지하면서 시장의 주도권까지 상실하는 손해를 겪었다. 흑인 브랜드를 사들였던 다국적 대기업들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들였던 흑인 브랜드를 버리다시피 내어놓고 시장에서 발을 뺐다.

흑인 소비자들은 “릴렉서를 사용하지 않는 조건에서 내 머리를 가장 이상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달라”고 호소했지만, 백인 시장에서 겪었던 오가닉인가 오가닉이 아닌가를 주제로 소비자를 대하면서 동문서답을 내놓는 실수를 범하고 만 것이다.
정서적 차이도 있다

최근 들어 백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동양의 신비한 한의학에 큰 관심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내심 믿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다. 이것은 자연방식을 근본으로 한 한의학에 기대를 걸지만, 자신들을 합리적으로 설득시켜 달라는 절박한 요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요구는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한류가 계속 확산하면서 설득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백인 소비자들이 개개인의 건강보다는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자연주의 소비성향을 키워가고 있다면, 흑인 소비자들은 비만 퇴치와 같은 생활방식의 변화 속에서 자연주의를 실천하려는 정서가 강하다. 흑인 인권 운동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비누와 헤어 오일 정도는 자연에서 채취해 부엌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해 왔기 때문에 자연제품에 대한 이해와 응용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흑인 소비자들이 느끼는 자연주의는 식생활 개선, 운동 등 개인 생활 방식을 온전히 바꾸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설명서를 통해 알게 되는 쉐어버터나 코코넛 오일의 장점에 대해 흑인소비자들은 촉감적으로 이미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깊이 있게 받아 들인다는 말이다. 따라서 자신이 정서적으로 깊이 느끼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말로 설명할 때 강한 만족감을 보이게 되고, YouTube 등에서 같은 가치를 가진 다른 사람들의 성공사례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제품의 성격과 기능에 대해 약간의 지식만 갖추어도 케미컬 제품을 고르는 흑인 소비자와 금방 가까워질 수 있고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소매점 플로어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인식하고 제품에 대한 지식수준을 높여야 한다.
현실적으로 다르다

자연주의를 생활문화에 대입하는 정도도 민족에 따라 크게 다른 것으로 보인다. 화학 원료나 살충제를 근본적으로 거부하겠다는 자연주의와 피부나 모발을 가장 자연스럽게 연출하겠다는 자연주의는 현실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라면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라면을 만들 때 사용하는 기름, 수프에 첨가된 조미료, 방부제 등 여러 가지 사실들이 인체를 해롭게 하므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반적으로 “방부제와 조미료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단순하게 정의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정서는 뒤집기가 쉽다. 포장지에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표기하고, 수프에 조미료양보다 더 많은 양의 마른 채소나 해산물을 추가해 눈을 속이면 “문제가 개선된 착한 라면”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는 문제다.

반대로 흑인소비자들의 헤어는 곱슬 거리고 곱슬 거리는 헤어를 관리하는데 아무리 좋은 말과 논리를 내세운들 곱슬 거리는 헤어를 변화하게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해 흑인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자연제품은 곱슬 거리는 헤어를 현실적으로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발은 최고의 내추럴 제품이다

몇 년 전 미연방 보건국장은 흑인 여성들이 헤어스타일을 보호하기 위해 운동을 꺼린다는 사실을 알고 미용사들에게 운동이 가능한 헤어스타일을 개발해 달라고 당부한바 있다. 이 자리에서 본 기자는, “운동이 가능한 헤어스타일은 단발령을 내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하고, “가발과 헤어익스텐션이 운동하기에 가장 적합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가발을 착용할 경우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헤어스타일을 즐기면서, 동시에 자신의 헤어는 코로 한 상태에서 운동과 샤워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보건국이 나서서 가발을 홍보하고 포니테일, 위빙, 브레이딩을 홍보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당시 보건국장도 “매우 합리적인 주장이다”고 평가하고, 즉석에서 담당자들에게 실천방법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실이 헤어 회사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실행되지는 못했지만 이런 사실은 아직도 유효하다.

흑인 소비자들이 느끼는 자연주의가 만일 릴렉서 사용 여부를 중심에 두고 있다면, 릴렉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매일 장시간을 투자해 자신의 헤어를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헤어익스텐션과 가발은 가장 자연주의에 걸맞은 대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붙임머리와 가발이 주요 상품인 뷰티서플라이로서는 “자연모를 위한 헤어 익스텐션/가발”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

흑인소비자들이 느끼는 자연주의가 빈 비닐봉지에 담겨 어리숙한 형태의 번들헤어 제품 선호를 불러왔고, 염색이나 산 처리되지 않은 Unprocessed 헤어를 통해 릴렉서에 대한 반감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처럼 “운동에 적합한 포니테일”, “신나게 운동하고 흔들어 쓰면 되는 가발”이라는 현실적 내용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 일은 어떨까?

소비자들과의 동질감이란 100가지 요소 중 100가지가 부합될 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100가지 중 강력한 하나에서 동질감이 이루어질 때 형성되는 관계다. 실제 매장에는 수백, 수천 가지의 해로운 제품이 전시되어 있더라도, 쉐어버터와 오일을 섞어 집에서 직접 만드는 쉐어버터 로션을 함께 만들면서 얻어내는 동질감은 나머지 모든 유해상품을 잊도록 하는 결정적인 노력이다. 매장에서 소비자들과 함께 천연 비누를 직접 만드는 노력, 각종 천연오일을 조합해 기능성 오일 제품으로 만들어 보는 재치있는 기획력은 자연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흑인소비자들이 느끼는 감정과 이들이 내린 자연주의에 대한 정의를 바르게 이해하는 노력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일이다. <장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