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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다보면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사업의 실패부터 재기까지 스타일리스트 지나의 고군분투 인생기

스타일리스트 지나가 운영하고 있는 미용실의 수입은 꽤나 쏠쏠하다. 젊은 나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자식마저도 다 키워 내년이면 대학에 입학한다는 말에 그녀의 삶이 부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사람을 겉으로만 봐서는 모른다는 말이 딱 그녀를 두고 한 말 같다. 평탄해 보이기만 한 그녀의 삶도 알고 보면 웬만한 사람은 겪어보지 못 할 우여곡절이 많았다. 17살 어린나이에 싱글 맘으로 아이를 키워내기도 벅찼을 텐데, 시작한 사업의 실패로 집까지 날려 어린 자식과 남의 집에 얹혀사는 신세까지 처한 적도 있었다. 삶의 바닥까지 떨어졌던 그런 그녀가 사업에 성공적으로 재기해 새로운 삶을 살기까지 유일한 버팀목은 그녀의 인내와 헤어에 대한 열정이었다.

사업의 실패 그로인해 찾은 진정한 꿈

이민1세대로 고생이 많았던 지나의 부모님은 끝끝내 원하지 않는 그녀에게 대학 진학을 권유했다. 억지로 학업을 마치고 몇 년 쯤 흘렀을까, 지나는 여동생과 함께 델리 사업을 결심한다. 졸업 후 사무직으로 일하며 모은 돈과 대출 받은 돈을 합쳐 그녀는  동생과 함께 쇼핑 센터 푸드코트에 작은 델리 하나를 장만한다. 하지만 어렵게 시작한 사업은 빛도 보지 못한채 망하고 만다. 하필 맥도날드가 99센트 메뉴를 시작했고, 이것을 대적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두가 일식, 타코벨, 맥도날드만 이용하고 지나의 델리에는 관심을 주지 않았다.

익스텐션 학원을 다니면서 미용실 일을 병행하다 보니 초등학생 아이를 밤이 늦은 시간까지 혼자 집에 남겨 두는 날도 잦았다. 싱글 맘으로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해야하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려니 그녀에게는 단 한 시간의 쉼도 허락되지 않았다. 몸이야 천근만근이지만 매주 단 하루라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쉬는 날 없이 일과 학원을 오가면서도 남는 하루를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집안일을 해야 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은 말도 다 표현할 수 없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미용과정을 수료하고 인증서를 받았다.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다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다음에도 당장 형편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아파트 임대료 조차 부담스러워 딸아이와 함께 남자친구의 집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다. 그런데 남자친구의 집은 메릴랜드 주에서도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 지역이었다. 자연히  백인과 동양인들과도 친구가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헤어 스타일을 부탁하는 다른 인종의 친구들이 늘어났다. 여기서 그녀는 깨닫는다. 흑인 헤어뿐 아니라 모든 민족의 헤어를 어우를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해야겠다고. 흑인 미용사라고 흑인헤어만 하는 것 보다는 여러 인종의 헤어를 이해하고 다룰 수 있다면 더 많은 수입을 창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인종의 헤어까지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스타일리스트가 된 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매년 경제 상황은 뒤바뀌었고, 불황과 호황을 넘나들면서 문을 닫고 여는 미용실이 늘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미용실은 불황을 겪는 시기에도 손님이 꾸준히 방문했다. 모든 인종의 스타일을 다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얘기다. 흑인 손님이 주춤하면 백인 손님이 미용실을 찾고 백인 손님이 주춤하면 동양인 손님이 미용실을 찾았다.

물론 흑인 미용사로서 흑인이 아닌 백인이나 동양인의 헤어를 스타일링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어 백인들은 흑인에 비해 두피에 유분이 많아 머리를 자주 감는다. 그런데 백인들이 즐겨 하는 테이프 온 헤어 익스텐션은 물에 취약하기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흑인 고객들 헤어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사안들도 다른 인종의 헤어까지 고객 대상 범주를 넓혀가면서 새로이 생겨난 것이다. 그럴 때면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다른 미용사들은 어떤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지를 살피고 온라인 검색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아가곤 했다.

자기발전

오랜 세월 헤어 스타일리스트로 경험을 쌓고 전문가의 경지에 오른 지금도 그녀는 자기 발전에 여념이 없다. 최신 기술에 뒤쳐지지 않으려 정보를 검색하고 연습한다. 각종 헤어 쇼와 엑스포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그녀가 트렌드를 앞서가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특히 뉴저지와 뉴욕 스테이트 헤어쇼는 놓치지 않는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헤어스타일의 최신 정보와 기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녀의 사업과 자기 개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헤어관련 교육프로그램이 나오면 교육비를 아끼지 않고 꼭 찾아 듣는다. 물론  시간과 수강비 부담도 크지만  수업을 이수하고 나면 하나라도 더 발전적인 것을 얻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러한 노력과 열정은 모두 그녀를 찾는 손님에게 보답하는 일이자 동시에 사업을 키워가기 위함이다.

그녀의 미용실은 130피트 남짓 되는 작은 공간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공간에서 자신을 찾는 손님에게 최고의 결과물로 보답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지나에게는 또 하나의 좋은 소식이 있었다. 10년을 넘게 함께 해왔던 그녀의 오랜 단짝이자 지지자였던 남자친구와 올해 초 결혼식을 올렸다. 델리사업을 실패한 뒤에도 자신과 딸을 위해 머물 곳을 내어주고 그녀의 곁을 꿋꿋이 지켜줬던 남자친구와 멋진 가정도 꾸몄다. 어떤 이는 “그저 작은 미용실 하나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게 이 작은 미용실은 인생의 성공이고 인내와 노력의 결실이다. 심지어 그녀는 이 직업을 사랑하는 딸에게 물려주고 싶을 정도라고 한다. 지나는 참 행복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그 어느 것도 대비할 수 없지만, 삶의 밑 바닥에서 재기한 그녀는 걱정이 없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연마할 뿐이다. <유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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