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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남는 게 있어야 장사도 가능하다

[오피니언]

코스모비즈는 이번호 부터 매월 전국에서 활동 중인 소매업계의 리더와 오피니언 메이커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기로 하였다. 보다 현장감 있고 실질적인 내용의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편집자주>

김일홍 조지아 뷰티협회 회장

지금은 뷰티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 현실인데 아직도 구 시대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소매가 공통분모를 찾는 일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대화의 장은 반대로 좁아지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맞다. 도매업체 대표나 우리 업계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이도록 하여 서로 의견을 교환해 나가다 보면 분명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지혜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들이 모색될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도 꼭 이루어져야 할 일들이다. 코스모비즈가 예전부터 헤어 회사 경영인들과 간담회를 주최해 왔으니 코스모비즈라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런 자리를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리테일러들 입장으로서는 늘 오늘이 현실일 수밖에 없다. ‘오늘 장사 안되면 내일 잘 되겠지’가 아니라 오늘 당장 죽겠다고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는 위치다. 매일같이 체크나 막듯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하루살이와 같은 처지로 몰리다 보니 보는 시야도 그만큼 좁아지는 것은 당연한 입장일 것이다. 지적하신 데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우리 소매점들도 바뀌어야 한다는 말은 맞다. 예전처럼 가게가 잘 돌아가면 리모델링이라도 생각해 보겠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사치스러운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제품도 그렇다. 장사가 안되면 “내가 이것을 안 가져다 놓아서 그런가?”라는 우려도 생긴다. 다른 집에서 잘 팔린다고 해서 막상 갖다 놓으면 여기서는 또 안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 사사로운 고민들이 소매점 경영인들이 직면한 현실적 고민들이다. 그렇다 보니 도매업체뿐 아니라 업계의 다른 분야의 사람이나 같은 소매업자들의 목소리도 들어보고 싶은 것이 모두의 바람일 것이라 믿는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남의 눈을 통해서라도 찾아야 리테일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유익한 토론의 장이 열릴 수 있다면 우리 아틀란타협회는 언제나 문이 열려있다.

 

흑인 사회와의 긍정적 관계 형성 혹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실천적 방법이 있을까?

우리 행사 때는 지역 정치인이나 흑인 지도자를 초청해 들러리식으로 세우고, 정작 미국 사회나 흑인 사회가 초대하는 자리에 가는 경우는 드문 게 사실이다. 장학금 한 번 전달했다고 흑인 사회에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 같다. 굳이 영어가 유창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문화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 마음에서  아틀란타지역 흑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도 하게 된 것이고, 시간을 쪼게서라도 흑인 사회나 미 주류사회 행사에도 참석해 박수라도 더 쳐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업계의 내공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도-소매 모두 충분한 이윤을 남기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그런 현실적인 이야기도 가격 담합 등으로 오해될 수 있어 하소연조차 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ea%b9%80%ec%9d%bc%ed%99%8d3우리가 몸담고 있는 뷰티산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우선 도매상(헤어 회사) 들이 충분한 이윤을 남겨야 한다. 남는 게 있어야 여유자금으로 마케팅을 하던 쇼를 하던 할 것 아니겠는가? 뷰티산업을 주도하는 우리 스스로 조용한데 소비자들이 왜 신바람 나게 미용 제품을 구입하려 들겠는가? 더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하고, 제품 포장에도 투자하고, 광고에도 투자해야 소비자들의 흥을 돋우게 되는 것인데, 경쟁 때문에 이윤 없이 장사해서 그럴 여력조차 갖추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비 생산적인 일이다. UPS 비와 같은 경비도 소매점이 부담하도록 하면 된다. 소매점들이 UPS 비를 내지 않으려 하는 것은 주위 경쟁 가게들에 비교해 불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지 도매업체의 이익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다. 불이익을 당하는 소매점이 없도록 일괄적인 기준으로 운송비 문제를 해결하면 시정될 수 있는 문제라 본다. 소매점들도 이윤을 남기는 장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고, 그런 가치를 지역협회 차원에서라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계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도 좀 더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여론을 모아주어야 한다.

나도 한국에 있을 때 직원 300여 명 규모의 중소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겉보기와는 달리 인건비, 원자재, 운영비 등의 부담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었다. 바이어들이 언제나 “싸게 싸게”를 외치니 가격을 맞추려다 보면 제품의 품질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이윤이 줄어들면서 회사문까지 닫는 경험도 해 보았다. 우리 소매점들이 무조건 “싸게 싸게”만을 주장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싸게 사 온다고 더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4 짜리였던 것을 $2에 사 오면 $2 를 절약한 것이 아니라 $7~8에 팔던 것을 $3~4불에 팔아 오히려 소매점은 $3~4불을 손해 보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도매업체는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이윤까지 빼앗는 잘못된 존재라는 점을 우리 소매점들이 알고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판매를 촉진하려면 마네킹이라도 하더 더 제공받는 게 오히려 득이 되는 일이고 그러려면 도매업체도 충분한 이익을 남겨야 한다. 문제는 공장이 직접 도매하려는 상황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도 소매간 양측 모두 우리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노력이 필요한 매우 주관적인 부분이다. 코스모비즈가 교재를 발행하고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공동의 가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쉽지 않은 숙제다.

도매업체들도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경쟁업체를 너무 의식하면서 이윤 없이 제품 공급하다가는 결국 피해자는 도매업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량 구매하는 소매점에 좀 더 싸게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이해되는 일이다. 단, 싸게 주는 만큼 더 큰 이익을 보도록 하고 판매 가격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싸게만 주고 모른척하다 보면 회사 뿌리까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요즘 큰 도매상들 중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회사도 있다. 물론 장사를 하다 보면 도매상 행태를 지적할 때도 있지만 지금은 도매상의 안위도 함께 걱정해 줄 때다. 우리 업계에서 메이저급 도매상 하나라도 무너지게 되면 우리 소매상이 입게 될 피해는 몇 배 더 크게 될 것이다. 제품은 어떻게 공급받을 것이며, 공장 가격은 어떻게 컨트롤할 것이겠는가? 소매상의 운명이 도매상과 함께 한다는 사실을 가슴 속에 깊이 담고 지금은 도매상들의 입장도 헤아려 주려는 성의가 필요하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소매점들의 매출과 이윤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와중에서도 가게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바잉파워를 키우기 위해서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를 잘 모르겠다.

어느 헤어 회사 영업사원이 어느 큰 가게에 가서 “이렇게 가게를 크게 하시고 매상도 12만불씩이나 찍으시니 좋으시겠다”고 했더니 가게 주인이 “그렇게 좋아 보이면 네가 맡아서 해봐라”라며 소매점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더라고 한다. “요즘 마진 30% 정도 하는데 12만불 매상에 4만불 남는 것인데, 렌트비에 종업원 인건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고 했다. 결국 가게 주인이 버는 것이라고는 일주일에 2일 쉬는 휴식이 전부라고 하더란다. 인건비는 계속 늘어나는데 비해 마진은 계속 줄어가는 상황에서 가게만 키우고 숫자만 늘려가는 것도 옳은 일 같지만도 않다.

 

얼핏 생각해 보면 소매점들의 관심이나 불만이 주로 헤어 회사에만 쏠리는 경향이 있다. 정작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면서 뷰티서플라이 제품을 공급하는 케미컬 도매회사들에 대한 관심이나 불만은 들어보기 힘든게 사실이다. 케미컬 도매회사들도 업계의 안위를 위해 함께 고민해 주는 노력이 아쉽다.

조지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니가 업계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귀 막고 장사만 하겠다는 모습에 실망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조지아 지역 소매점들은 지니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어느 회원의 말을 빌리면, “그 사람들은 소매점 위에서 군림하는 건지, 바이어로 대우하고 장사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진태훈 회장 생시에는 협회를 중심으로 소매점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소매점들의 애로사항에도 각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지니는 권위주의, 무대화 주의에 빠져 더 이상 대화조차 불가능한 이상한 회사로 변해있다. 덕분에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Bee Sales나 다른 도매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데, 케미컬 도매업체들의 역할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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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협회를 중심으로 한 연대가 사실상 깨어진 상태라는 게 상당수 지역협회장들의 의견이다. 기능을 상실한 중앙협회보다는 지역협회 차원에서 활동폭을 넓히겠다는 지역협회장들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협회원들 간 서로 직간접적 경쟁관계라서 단합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현실로 인해 회원 비율이 전체 소매점수의 절반 이상인 지역을 찾아보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심한 경우에는 회원은 없고 회장만 있는 “나 홀로 회장” 지역도 많다. 협회를 운영하다 보면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도 경험하실 텐데, 조지아협회의 사정은 어떤가?

사람들 간의 일인데 우리라고 특별히 다른 입장은 아니다. 조지아협회도 협회원들 간 이견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심지어는 협회가 두개로 나뉠 수 있는 어려움도 지나왔다. 의견이 잠시 엇갈렸다고 서로 적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비록 의견이 서로 다르더라도 다수 원칙에 따라 자신의 의지를 스스로 꺾는 배려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조지아 지역 협회원들이 그렇게 마음을 열어 주신 덕에 힘든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런 배려에 책임을 맡은 나 스스로 서운해진 관계를 회복하려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하시던 분들에게도 협회 활동 하나하나를 모든 회원들에게 공유하고 의견을 물으면서 소통을 계속하려 노력했다. 그런 노력에 반대하시던 분들도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어 지금은 서로 격려해 주는 관계가 되었다. 협회의 단합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고, 책임을 맡은 사람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가치라 생각한다.

헤어 회사 방문차 임원들과 LA 출장을 갔던 일이 있다. 시차 때문에 하루 먼저 LA에 도착해 잠시 관광을 즐겼다. 비록 공식 출장이긴 하지만 도착 첫날은 공무를 집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200씩 걷어 첫날 경비를 부담했다. 꼭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지 모르지만 협회의 공금이라는 것은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야 협회원들의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라는 임원들의 생각 때문이다. 협회를 책임 맡은 회장님들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시간 봉사뿐 아니라 경제적인 책임까지 스스로 지려는 임원들의 희생적인 마음이 없이는 지역협회의 존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코스모비즈에서 지적했던 “나 홀로 회장” 문제는 안타깝지만 현실적인 문제다. 그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가게 확장과 같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지역대표로 나오는 경우다. 아무리 협조가 잘 이루어지는 지역이라도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회장직을 맡는 한 사람 때문에 단합이 깨질 수 있으니 절대 그런 생각을 갖은 사람이 나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 [장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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