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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컬럼] 죽음 앞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

11058502_10205139137531890_2374942456838355493_n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인생을 온전히 다 살지 못하고 떠나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나라에서 생과 이별을 앞둔 노인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 무엇이냐”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대다수 노인들이 후회한 것은 살면서 했던 일이 아니라 하지 못 했던 일에 대한 후회가 훨씬 더 많았다고 답했다. 두려움 때문에, 혹은 주위 사람들의 눈 때문에 시도조차 해보지 못 했던 많은 일들, 자신의 꿈을 충분히 펼쳐 보지도 못 했던 삶의 후회.

가끔 “시간을 10년만 뒤로 돌릴 수 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생긴다. 필자도 오래전 뷰티서플라이업에 뛰어들면서 기존 소매점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과정에서 Kinky Twist, Kinky Locs라는 트위스트 스타일을 개발했다. 작은 뷰티서플라이 하나를 시작하는 준비 과정에서 찾아내고 만들어 낸 것이다. 뷰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소가 뒷 걸음  치다가 쥐를 잡은 격이었다.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제품을 도매해 볼까?” 하는 유혹도 들었다. 하지만 소매와 도매의 엄연한 위치를 지키는 것이 도리라는 이상에 빠져 대박을 터트리고도 사업화를 시키지 못 했던 것을 가끔씩 후회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적 후회일 뿐, 어쩌면 더 큰 후회를 예방하는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덕분에 도매라는 사업의 늪에 빠져 세월을 보내지 않고 더 다양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으로서 더 크게 장사를 벌여 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적을 것 같다. 오히려 장사만 키우겠다는 욕심에 다른 소중한 일들을 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을 후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며칠 전 오랜만에 아들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능한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면서 아이들과 늘 가깝게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들은 의외의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빠가 너무 열심히 일 하는 모습이 부담스럽다”라는 말이었다. 다소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고 싶은 자식에게 일벌레 같은 부모의 모습이 어쩌면 채찍과 같은 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비록 장사의 제1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바둥거리는 삶은 후회할 수 있는 삶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박한 취미도 함께 나누고, 늘 꿈꾸던 여행도 즐기면서 조금이라도 남는 것이 있다면 부족한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그런 삶이 후회 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필자가 이 글을 쓰는 곳은 필리핀 세부 어느 조그만 해변가의 그늘 아래다. 결혼 적령기의 딸과 단둘이서 한국을 거처 이곳에 왔다. 딸이 시집을 가기 전에 꼭 하고 싶던 둘만의 여행이다. 아들의 충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딸과의 여행을 통해 아빠는 이미 성인이 다 된 딸을 어른으로 보는 눈을 갖게 되었고, 딸은 자신이 아직도 아빠에게는 귀염둥이 소녀이고 싶다는 사실도 발견한 소중한 여행이다. 왜 이런 소중한 시간을 더 갖지 못했는지 후회스럽고 아쉬워진다. 더 이상은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온다.

요즘 서양인들 사이에서는 Basket (바구니)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된다. 인생을 살면서 꼭 해 보고 싶거나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적어 바구니에 담아 두었다가 하나씩 실천해 간다는 의미의 말이다. 아침이면 가게 문을 열고, 저녁 늦게서야 퇴근하는 쳇바퀴 같은 삶이 아무리 현실이라 하지만 우리도 바구니에 꼭 하고 싶은 일, 꼭 가보고 싶은 곳을 하나씩 적어 넣고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하나씩 실천하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오는 것은 어떨까? 실현하기 어려운 그저 이상적이고 막연한 바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장사도 후회 없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을 이루어 보고 싶다는 야망. 더 많은 가게를 소유하고, 주위 가게들 보다 더 많은 매상을 올리겠다는 욕심이 후회스러운 인생으로 끝맺음 될 테니 말이다. 주위 경쟁 가게들 마저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여행은 마음을 여유롭고 크게 만들어 주는가 보다. 이런 좋은 느낌을 모든 독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발행인-장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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