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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 제작 공정 탐구

미세한 차이가 명품의 가치를 만든다

아침에 단장을 하면서 머리를 매만진다. 한 쪽 머리의 컬이 조금만 더 살았으면 다른 쪽 머리카락이 0.5cm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에 들지 않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외출이라도 하는 날이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인다. 헤어스타일에 있어서는 아주 미세한 차이가 매우 크게 느껴진다.scan-3

그렇다면 가발을 상상해보자. 아주 작은 차이가 전체적인 스타일의 완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발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이 된다. 가발을 만드는 과정은 여러 봉제 산업 중에서도 고난도의 작업임이 분명하다. 제작 과정도 복잡하고 특이하며 숙련된 기술이 많이 요구되는 바이다. 섬세하고 디테일한 스타일을 구현해내기 위해 개별 과정에서 엄격한 관리와 확인 절차가 필요하며 원하는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단계별 노하우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제조업은 이미 기계화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가발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을들여 만들고 있다.

그냥 생산직 노동자의 손이 아니라 명품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가발, 그러나 그 노력의 가치가 잊히고 퇴색되는 것이 아쉽다. 가발 하나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과 정성이 들어가는지 알게 된다면 가발을 쓸 때나 판매할 때 마음가짐부터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가발, 잘 알고 나면 그냥 가짜 머리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가발 생산 공정 탐구

대략 16개의 길고 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하나의 가발. 일단 디자인이 완성된 후 어떻게 가발이 현실 세계로 나오게 되는지 하나하나의 과정을 함께 밟아가보자.

1. 캡 제작 공정img_3269

캡이란 가발 안쪽 부분으로 탑, 사이드 베이스, 위그 라이너, 엣지, 네이프등으로 구성된다. 가발에서의 캡은 머리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잘 맞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벗겨질 것 같은 불안감이나 너무 조여서 두통을 유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하루 종일 머리에 쓰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가발 산업에서 캡은 표준 사이즈를 따라서 제작된 레디메이드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2.  가발 제조 공정

원사 가공 처리 공정

이 과정은 원사 자체를 특수 시설에 가공 처리하여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킹키 텍스처’나 ‘야키 텍스쳐’ 혹은 다양한 칼라를 원사에 집어넣는 과정이다. 이로써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광택, 텍스처와 칼라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정모 공정

이 과정은 가발 생산의 주 원료인 원사를 디자인별 규격서에 따라 자르고 구분하는 과정으로 다음의 절차를 따라 이루어진다.

  1. 원사 절단 작업 : 규격서에 제시된 모장별 호수대로 원사를 절단 기계로 재단하는 작업으로 가발 스타일에 따른 머리의 길이를 가늠하는 첫 작업이다04-hackling
  2. 혼모 및 학클 작업 : 뻣뻣한 상태의 원모를 하클기에다 넣어 여러 번 빗질해서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을 학클 작업이라 한다. 그리고 나면 색상별 혹은 원사별로 원모를 혼합하는 과정이 뒤따르는데 이를 혼모 과정이라 부른다. 원모는 단일한 색상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실제 여러 가지의 색상으로 이루어진 사람의 머리처럼 더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원모를 색상별로 섞는 과정이 필요하다. 더욱이 요즘처럼 가발의 칼라가 중요한 시대에는 이 혼모 과정이 더욱 세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원사별 혼모는 서로 다른 계열의 원사를 섞어서 작업하는 것을 의미한다.
  3. 정모 작업: 원사를 혼모하고 학클해서 규격서 지침대로 각 머리카락을 호수별로 간추리는 작업을 정모 작업이라 한다. 정모 작업은 3가지 유형이 있는데 첫째가 단모 장형 둘째가 양쪽 혼합형 셋째가 한 쪽 혼합형이다. 단모 장형이란 양쪽 머리 끝 부분을 균일하게 맞추어 정모하는 방식으로 간단한 가발이나 부분 가발과 같은 유형을 위해 사용된다. 양쪽 혼합형이란 가발 머리카락의 끝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양쪽 모두를 층이 생기도록 원사를 가지런히 정돈하는 방법이고 한 쪽 혼합형이란 한쪽만 층지게 맞추어 정리하는 방법이다.

쌍단침 공정

정모가 완성된 원사를 이제는 규격서에 따라 2줄로 펼쳐서 2중 미싱 바늘로 봉제하는 작업을 쌍침이라 하며 2줄로 펼쳐진 머리를 반으로 접어 다시 봉제하는 작업을 단침 작업이라고 부른다. 단침 작업 이후에는 웨프트만 접어 다시 박음질하여 완전한 웨프트를 만들어준다. 쌍단침 공정은 이렇게 총 3기의 박음질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데 가발의 실제 머리카락 길이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특히 재봉사가 손가락 힘으로 누르면서 웨프트를 박음질하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압력을 가하면서 박음질했느냐에 따라 웨프트 형태가 달라질 가능성이 많은 만큼 주의가 요구되는 과정이다.

열처리 공정

가발 공정에서 열처리 공정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세팅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가발 스타일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크게 말기, 열처리, 풀기 작업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1. 말기 : 쌍단침 과정을 마친 웨프트를 규격서의 지시에 따라 롤러에 말아주는 과정으로 가발 전체의 스타일을 결정짓는 컬의 형태를 만드08-curling는 공정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가발의 스타일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에 사용되는 롤의 규격도 최소 3.5mm에서 최대 70mm까지 다양하다. 말기 작업은 웨트프의 모근 뿌리에서부터 머리카락의 끝부분까지 바르고 고르게 빗질해서 미용실에서 퍼머 롤을 말 때처럼 롤 파이프에 말아주고 고무줄로 묶어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2. 열처리 : 말기 작업이 완성된 롤 파이프에 온도를 가하여 머리카락의 성형이 이루어질 때까지 일정한 시간 동안 열처리를 하게 된다.
  3. 풀기 : 열처리가 마무리되면, 롤러가 식기를 기다렸다가 말려있는 웨프트를 풀어준다. 컬은 특히나 온도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식은 후에 풀기 작업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수 컬 과정

앞에서 진행된 일반적인 컬을 한 웨프트의 모근 부위에 한 단계 이상의 열처리를 더하여 가발 전체나 혹은 특정 부위에 볼륨감을 주기 위해 거치는 과정이다.

  1. 크림프 컬(CRIMP CURL) 공정 : 크림프 처리의 개발은 원래 가발을 가볍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발되었는데, 요즘은 특정 부위에 볼륨 효과를 주기 위해 많이 쓰인다. 특수 기계를 활용한 열처리를 통해 웨프트의 모근 부분을 꺾이도록 만들어 가볍고도 풍부한 볼륨감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2. 퍼머 티즈(PERMA TEASE) 공정 : 일명 ‘후카시 처리’라고 불리는 티징 처리는 가발이 완성된 후, 빗으로 특정 부위의 모근 부분을 짓눌러 볼륨을 주었던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공정의 일관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가발 완성전 공정에서 사전 티징 처리를 하고 열처리로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쌍단침 과정을 마친 웨프트를 열처리 공정 말기 작업대에 고정시켜서 모근 부위를 짓눌러 티징한 수 롤러 파이프에 감아 세팅하는 방법이 바로 퍼머 티즈 공정이다.

스킨 공정

스킨 공정은 말그대로 실제 사람의 두피와 같은 소재를 개발, 여기에 머리카락을 심어 가발에 부착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부위별로 3가지 종류, 공정별로 2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1. 제조 공정별 분류 : 수제 스킨 공정과 기계 스킨 공정으로 나뉜다. 가발에서 수제 스킨을 부착하는 이유는 고품질의 가발에서 더 자연스러움을 연출하기 위함인데 특히 가르마 부분의 자연스러운 형태를 가능하게 한다.
  2. 부위별 분류 : ‘스킨 파트’는 주로 가르마 표현에 사용되는 부분을 지칭하며 ‘스킨 크라운’은 정수리 가마 표현을 위한 부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킨 탑’은 반원형 모양의 넓은 규격으로 제작된다.  

3. 가발 제조 과정

계량

계량 공정은 다음 공정인 고침(Hi-Post) 과정을 준비하는 과정, 즉 앞에서 열처리 공정을 거친 웨프트와 완성된 캡들을 모아 정확한 계량을 하는 단계이다. 가발의 형태를 만들기 직전, 원자재와 부자재가 작업 지시서에 부합하는지 최종 점검한다.

고침(Hi-Post)

12-posting앞에서 준비된 원자재와 부자재를 서로 결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웨프트와  캡을 서로 바느질해서 가발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나가는 단계이다. 가발 공정 중 가장 고차원적이고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공정이다. 직접 완성 제품을 만들기도 하고 스킨 파트와 수제 부분이 있는 제품의 경우에는 다음 공정으로 연결해 주는 과정이 되기도 하다. 기능자의 숙련도가 제품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 고침  작업시에는 제품의 탑 부분이 비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며 봉제 간격을 고르게 맞추고 탈모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캡이 울지 않도록 작업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제 공정 과정

기계가 개발되기 전에는 손바느질로 하나하나 제품을 제작하였다. 그나마 요즘은 미싱 기계를 통해 일정 부분 속도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중간중간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현재의 수제 작업 생산 내용을 분류하면 전체 완전 수제가발과 부분 수제 가발 그리고 마무리용 수제 작업 등이 있다. 수제 작업 방법도 싱글 수제, 반 싱글 수제, 더블 수제 및 반 더블 수제로 구별된다. 수제 방법도 그 종류와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완성 공정 및 작업과정

제품의 마무리를 위해 캡 비닐을 제거하고 라벨이나 고리를 단다. 그리고 기본적인 세척과 실밥을 제거하는 과정이 포함되며 아래와 같은 작업들이 필요하다.

  1. 브러시 작업 : 고침 작업으로 완성된 제품을 마네킹에 씌운 후 머릿결의 아래쪽에서 시작해 서서히 위로 올라오면서 모근 부위까지 빗질 해준다.
  2. 커트 작업 : 설계도의 규격서에 제시된 대로 미용실에서 커트하는 방식으르 사방의 머리카락을 잘라준다. 이것을 마무리 커트라고 부른다.
  3. 티징 작업 : 특별히 설계도면에 마무리 티징 작업이 요구된 경우에 이루어진다. 주로 노인용 가발 스타일에서 자주 요구되는 단계로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형태를 보존하기 위한 과정이다.
  4. 포장 작업 : 가발은 오랫동안 해상으로 운송되는 경우가 많고 적재 과정에서 충격을 받기 쉽기 때문에 칸막이를 넣거나 습기 제거제를 넣는 식으로 포장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머릿속으로 읽으면서 쫓아가기에도 버거운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 우리 머리에 완성된 가발을 착용할 수 있다. 오로지 예쁜 스타일에 반해 머리에 쓰고 나가 뽐내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지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가발의 세상. 세상에 허투루 되는 것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토록 어렵고 힘든 과정을 통해 가발이 만들어진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더불어 이렇게 섬세한 과정을 요하는 업계를 우리 한인이 관리하고 리드한다고 하니 새삼스레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오랜 세월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을 잘 간직하고 또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우리 손에 쥐고 있는 이 주도권을 계속 이어나가길 소망해본다. <김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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