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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점 경쟁력은 자체 브랜드로

열심히 일해도 망할 수 있는 것이 장사다. 어쩌면 열심히 하면 할수록 빨리 망할 수 있는 기이한 현상까지 보인다. 경쟁 가게의 가격을 실시간 모니터 하면서 치열하게 가격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제품으로 같은 고객을 공략해서 우리 가게로 끌어오려다 보니 더 싼 가격을 제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업종의 성공한 소매점의 공통점은 자체브랜드 확보로 가격경쟁력을 피해 갔다는 점이다. 뷰티서플라이업에서도 절대적 리더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Sally Beauty의 경쟁력도 알고부터는 자체브랜드와 독점 브랜드에 있었다. 한인 뷰티서플라이도 이제는 자체 브랜드 혹은 독점 브랜드화로 경쟁력을 키워 나갈 때가 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 협회 김성이식 회장은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타진하는 자리에서, “지역 협회장의 책임을 맡고 케미컬 도매업체에 공동구매를 논의했다. 안타깝게도 성사되지 못했다. 도매업체에 경제적인 효과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유통구조를 바꾸면서까지 소매점의 경쟁력을 키울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도달한 결론은 자체 브랜드였다. 자체브랜드는 가게 하나의 힘으로는 힘든 일이다. 뉴욕이라는 하나의 지역 만으로 가능한 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전국의 소매점들이 모이면 보다 쉽게 실현시킬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하면서, 공동구매 중심의 협동조합보다는 자체 브랜드 운영 위주의 협동조합의 검토를 제시했다.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는 헤어 익스텐션의 자체 브랜드화는 재고라는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공장이 직접 나서도 성공시키기 어려운 것이 헤어 익스텐션 마케팅이다. 하지만 케미컬 제품이나 화장품은 사정이 다르다. 재고 위험 부담도 적을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가 수월한 편이다. 기존의 케미컬 도매업체의 힘을 빌린다면 전국 유통도 수월하다. 마케팅 차원에서도 전국적으로 소매점 선반에 놓이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기존의 제품들도 대부분 OEM 주문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져 뷰티서플라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제품의 포뮬러도 비밀스러운게 아니라 주로 원료회사에 의해 개발되어 원하는 제품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이윤율도 높다. 약 $4.99에 판매되는 샴푸의 공장도 생산단가는 약 $1 가량이다. $10 정도에 판매되는 제품과의 생산단가도 $1 안팎의 미비한 차이다.

공동브랜드는 경쟁 관계의 소매점들을 협력관계로 바꾸어주는 효과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 가게에서 판매되는 부분과 경쟁 가게에서 판매되는 부분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이윤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고, 하나의 제품으로 맺어진 협력관계가 더 큰 협력관계로 발전하는 연결고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매점의 이익만 생각한다면 백익무해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시작할 수 있나?

먼저 취급할 상품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소매점원에게 가장 많이 문의하는 상품으로 소매점 주인이나 종업원의 추천을 중시하는 상품이라면 접근이 쉬울 것이다. 즉, 가발이나 위빙헤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젤이나 세럼, Oil free shine 등이 좋은 예다. 가발 섹션에서 이들 상품을 견본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도 판매촉진이 가능할 것이다.

컬리 휴먼 헤어의 경우 무스를 사용해야 할지 아니면 젤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고객에게 연하고 마른 뒤에도 부드러운 촉감을 주는 젤을 추천하면 더 없이 고마워할 것이다.

상품이 선정되면 생산하청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생산 하청업체(Contract Manufacturer)는 전국적으로 수 백 개 공장이 운영 중이어서 어려움 없이 섭외가 가능하다. 몇 개의 생산공장에 벤치마킹할 상품의 샘플을 보내 샘플을 만들고 가격과 주문량을 결정하면 된다. 제품의 라벨은 전문 디자인 회사에 의뢰하면 그만이다.

신상품 출시의 1차 성공 여부가 상표 디자인에서 풍겨나오는 첫인상과 상표의 이름에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부르거나 외우기 쉬운 이름을 짓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제품이 결정되면 배포 전략을 미리 짜두거나 단체의 경우 기존의 도매업체에 유통을 의뢰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 도매업체는 이미 다년간 제품의 출시 과정을 경험해 본 만큼 필요한 마케팅 전략을 예리하게 제시해 줄 수 있어 큰 힘이 될 수 있다.

상품을 출시하는 과정에 전국에서 활동하는 유수의 블로거들의 평가를 받아 보아도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소비자들이 블로거들의 가감 없는 품평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적은 투자로 훌륭한 홍보가 가능하다. 특히 블로거들의 추천에 귀를 기울이는 소비자들의 상당수가 각 지역에서 오피니언을 이끌어가는 소비자들이라서 입소문을 쉽게 탈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다.

단골 고객들에게 무료 샘플이나 여행용 사이즈로 샘플을 뿌려 반응을 받아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판매촉진을 위해 특정 액수 이상의 상품을 구입하는 손님에게는 디스카운트 대신 무료 선물로 제공하여 상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도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다.

자체 상표의 성공 여부는 꾸준함과 연속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발적이거나 시험적으로 실시한다면 일만 벌이고 효과는 거두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장기적인 계획과 집요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필요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고, 적정 가격의 도매가격으로 구매하고 남은 이윤을 더 많은 제품 생산에 재투자할 수도 있어 눈덩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인디에나 폴리스에 소재한 Royal Beauty 이상용 사장은 최근 Cilya라는 브랜드의 아이래쉬 제품을 자체브랜드로 출시했다. 협동조합 결성을 위해 사비를 들여 만든 제품이다. 지금은 소수의 가게들이 참여해 판매하고 있지만 소매점 경쟁력 강화를 높인다는 사실을 충분히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용 사장은, “중앙협회의 이사로 활동하면서 타 지역 이사님들과 소매점의 약점을 보완하고 경쟁력 강화의 방법을 논의해 보았다. 대부분 생각이 같으면서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모순을 경험했다. 자체브랜드는 분명 소매점의 이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다수의 반대 때문이 아니라 소수 혹은 한 두명의 반대 때문이라는 아이러니한 사실도 목격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업계의 미래를 저해하는 관행만 없앨 수 있다면 을의 입장에 놓여있는 소매점의 입장도 갑의 입장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체의 힘은 막강하다. 단체가 단체로서 생각하고 실천하지 못할 때 단체의 힘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소수의 이익까지 저해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NFBS 임종표 총회장도 임기초부터 소매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브랜드를 검토한 바 있다. 단체의 힘이 단체다운 힘으로 발현된다면 가능한 일이다. <장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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