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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백인 Wig Shop과 흑인 가발 시장의 밝은 미래

오랜 시간에 거쳐 흑인 가발 시장과 백인 가발 시장의 유통 구조는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그 결과 30, 40년 전 호황이었던 백인 가발 시장은 잘못된 선택으로 현재 퇴보하는 결과에 이르렀고, 한인들이 뛰어든 흑인 가발 시장은 끊임없는 경쟁과 개발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전되어 미래도 밝다. 백인 가발과 흑인 가발 시장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두드러지는 특징과 차이를 확인하고 가발업의 미래를 설계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속에 범해졌던 오류를 통해 앞으로 우리 한인들이 선택해야 할 방향을 짚어보자.      

Raquel Welch를 아는가? 아마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녀는 1960년대를 대표했던 섹시 아이콘이었지만, 이제는 76세 노인 배우다. 그렇다면 Vivica Fox를 아는가? Vivica Fox는 현재 활동적으로 연기하는 섹시 여배우이다. 이 두 여배우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Raquel Welch는 백인 가발 모델을, Vivica Fox는 흑인 가발 모델이라는 점이다. 이 두 여배우의 공통점은 거기까지다. 다른 점이 더 커 보인다. Raquel Welch가 왕년의 스타라면 Vivica Fox는 현재의 스타다. 한쪽이 꺼지는 불이라면 다른 한쪽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다. 가발 시장의 미래를 점치게 하는 비례다.  

백인들도 흑인 여성들처럼 가발을 패션의 일환으로 쓰고 다녔다는 것이 상상이 되는가. 1960년대~70년대 백인들 사이에서 가발은 패션 아이템으로 씌었다. 적어도 80년대까지도 그랬다. 대중이 일상에 유행하는 스타킹 신듯 패션으로 가발을 쓰다 보니 그 수요가 엄청났고, K-mart, 대형마트, 미용실 등 어디에서나 가발을 구매할 수 있었다. 문제는 세월이 흘러가면서 신세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끓어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발을 즐기던 세대가 연로해지면서 가발이 노인들의 전유물로 전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젊은 층은 가발을 ‘노인들이 머리가 벗어졌을 때나 쓰는’ 내지는 ‘노인들이 스타일 낼 때나 쓰는’ 정도로 인식되어 자신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제품이라 생각한다.

shutterstock_8472610-1그러다 보니 가발을 팔러 나온 모델마저 나이가 76세 된 노인 여성이다. 공급을 나이 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나이 든 모델을 쓰게 됐다. 그러면서 디자인도 자연히 나이 든 사람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요가 제한적 이다보니 가격도 고가에 판매된다. 또한 제한된 연령층만 사용하다 보니 공장에서 많은 양을 생산할 수도 없다. 가격은 자연히 높아진다. 따라서 백인 가발의 높은 가격도 젊은 층이 가발에 다가가기 어렵게 만드는 높은 장벽이 되었다. 백인용 가발이 흑인용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 보니 훨씬 더 좋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일정 부분 사실이다. 하지만 가발의 원사나 스타일 등 여러 면에서 오히려 흑인용 가발이 더 우수한 것도 사실이다.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shutterstock_147440174-1

70년이나 80년대 이후, 가발이 패션에서 제외된 시절을 살았던 세대부터 지금 태어나는 미래의 백인 소비자들에게 가발은 어머니나 할머니가 쓰던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들이 미래의 가발 소비자로 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신세대 가발 소비층을 만들어내지 못한 백인가발 시장은 지금의 노인들이 죽고 나면 항암 치료 등으로 머리가 빠지는 환자를 제외하면 거의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백인 가발을 판매하던 Wig Shop 주인들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문을 닫아간다. 소비자도, 가발 가게도, 심지어 가발회사들도 해를 거듭할수록 하나둘씩 사라지는 상황이다. 이렇게 꺼져가는 백인 가발 업계는 1995년 혜성처럼 나타난 온라인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더 큰 위기를 불러왔다. 온라인 시장을 발판으로 시장 확대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가발 가게를 곤경에 빠트려 그나마 명맥을 이어오던 매장의 문까지 닫게 만들고 말았다.

Wigs.com이라는 하나의 온라인 스토어가 백인 가발 유통시장을 거의 독점해 버리면서 가발회사들이 설자리도 좁아졌고, 신규 매장의 오픈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만 것이다. 가발 회사들이 앞다퉈 자사의 제품을 wigs.com에서 더 팔기 위해 스스로 가격을 낮추었다. 서비스 위주의 가발 제품을 가격 중심의 리테일 제품으로 전락시키고 만 것이다. 더 이상 설자리를 빼앗긴 소매점들은 문을 닫아가고 온라인에서는 wigs.com이 백인 시장을 거의 독점적으로 장악하게 되면서 이윤 폭도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다. 당장의 이윤 때문에 스스로의 위치까지 위협을 받게 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Vivica Fox의 자매 회사인 Estetica의 횡보가 흥미롭다. Estetica는 여타 백인 가발 회사와는 달리 온라인 판매에만 몰입하지 않고 가발 가게 중심으로 꾸준히 시장을 넓혀왔다. 리테일 중심의 마케팅을 구사하는 자매 회사 Vivica Fox의 영향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전국에서 활동하는 Vivica Fox 영업사원들의 간접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들이 하나둘씩 백인 가발을 추가면서 Vivica Fox 영업사원들을 통해 Estetica 제품은 뷰티서플라이의 리딩 브랜드로 떠올랐다. 장사가 잘 되는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에서 이제 Estetica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백인 가발 구매자들도 온라인상의 사진만 보고 구매하기 보다 직접 만져보며 써보고 싶은 마음에 흑인 동네에 위치한 뷰티서플라이까지 찾아가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그나마 좁아지는 백인 가발 소비자들 마저도 뷰티서플라이로 몰려오는 예상 밖의 결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흑인 가발 시장은 백인 가발 시장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한 시대의 소비자들만을 겨냥하지 않고 끊임없이 신세대를 대상으로 매력적인 스타일의 가발을 출시했고, 그들의 마음을 얻었다. 지금은 흑인 가발이 전 세계 헤어스타일 유행을 리드하고 있을 만큼 흑인 가발은 언제나 신세대를 겨냥해 시장을 키워왔다. 최소한 흑인 소비자들에게만큼은 가발이 노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연령과 관계없이 누구나 쓸 수 있는 패션용품이다. 흑인 가발 시장을 주도해 온 한인들이 이루어 놓은 위대한 업적이다.  

지금의 젊은 흑인 여성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트렌드를 앞서가는 가발을 지켜보며 성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헤어스타일을 트렌드에 맞춰 밥 먹듯이 쉽게 바꿔버리는 것이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헤어스타일을 자주 바꾸는 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제는 같은 헤어스타일을 오래 하고 있으면 질리고 어색하게까지 느끼질 정도다. 그래서 마치 여성들이 네일 아트를 기분에 맞춰 바꾸는 것처럼 헤어스타일을 기분에 따라 바꾸게 되었고, 가발이 그런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 백인 가발 업계가 신세대 소비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미래를 잃은 것과는 반대로 흑인 가발 업계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극성을 떨면서까지 신세대 소비자를 만들어 내면서 더욱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유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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