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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 주어진 단 하루의 삶

6시간의 예배, 단순한 예배가 아니다

일요일 예배시간 흑인교회는 마치 댄스 클럽을 연상하게 한다. 교인들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빠른 찬송가 반주에 맞춰 신바람 나게 엉덩이를 흔들고 있다. 어떤 이들은 목사보다 큰 소리로 열광하고 손뼉을 친다. 목사님도 힙합가수 못지않게 열광적이다. 그런 모습이 한인들의 눈에는 색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흑인 소비자들의 눈에는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다. 이것이 문화의 충격이다. 이런 모습을 TV 등을 통해 자주 보아왔던 이민자들에게는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있지만 가슴 속으로까지 이해되거나 같이 행동할 수는 없는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흑인 노예들의 삶은 너무나 한스러웠다. 노동한 결과물의 양을 확인받고 어제와 비교해 작업량이 부족한 노예는 매질당했다. 동료와 결과물을 비교해 매질당했다. 여자 노예들은 주인에게 강간 당하고, 강간 당한 여자 노예는 화가 난 주인의 부인에게 매질당했다. 매질 당하고 매질 당한 부위에 겹쳐서 매질 당했다. 많은 노예들이 노동과 매질로 죽어나갔다. 그런 흑인 노예들에게 일요일은 단 하루의 휴일이었다. 그들에게 일요일은 안식일과 같은 것이었다. 초기 흑인 교회는 흑인이 노예이던 시절에 세워졌는데, 주인이 허락을 받고 교회에 나가는 노예가 생겼다. 흑인 노예들은 그렇게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주인들은 교회에 가는 걸 막았다. 노예들의 도망이나 폭동 모의 등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인간으로흑인 노예들이 교회에 나가도록 허락한 주인들은 토요일 밤 다음날 교회에 갈 수 있도록 노예들이 샤워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 샤워를 하고, 바느질할 수 있는 노예는 다른 노예들의 구멍 난 옷가지를 꿰매 주었다. 인간으로서의 삶을 꿈꿀 수 없는 황폐한 노예의 삶에서, 그들은 주어진 극악의 조건에서 가능한 최대한 준비를 하고 예배당에 갔다. 흑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하는 “Sunday Best”가 바로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정성을 들여 교회에 갈 몸가짐을 하는 것이다. 요즘 흑인들의 “Sunday Best”는 그 의미가 조금 바뀌긴 하였다. ‘신경 써 입었어’ 정도로 해석하면 좋겠다. 교회에 가는 것이 아니더라도 모임이나 데이트가 있어 평소보다 차려 입으면 “Sunday Best”가 사용된다.

교회에 나가는 노예들에게 교회에 있는 시간은 인간으로써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단 하루였다. 그들에게 교회는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세계였던 것이다. 설교를 듣고, 친분을 쌓고, 교회 활동을 하였다. 지금은 노예 시절 교회 보다 수그러 들기도 했지만 그 당시 예배시간에는 따로 댄스타임이 존재했다. 예배 도중 남녀가 함께 엉덩이를 마구 흔들며 링 샤우트를 추는 것이다. 링 샤우트 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남사스럽게 여길 수도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 서부에서 기원된 춤으로 미국 남부에서 추는 전통춤으로 재즈음악에 영향을 주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예배만 드리는 것이 아니었다. 분노하고, 한탄하고, 표출하며 서로의 처지와 고통을 공유했다.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받았을 것이다. 이때부터 흑인교회는 흑인 사회 사교모임의 척추와 같은 존재가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문화가 이어져 온다.

교회에서 워낙 여러 가지 활동을 하다 보니 흑인 교회의 예배시간은 유난히 길다. 요즘에도 예배시간이 4시간을 넘기는 교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6시간씩 예배를 보는 교회도 있다. 그런데 예배시간이 긴 원인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들만의 설교 문화가 남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흑인교회의 목사님들은 Call and Respond 방식의 묻고 답하는 설교를 한다. 이 설교 방식은 청자의 깊은 감정까지도 끌어내기 좋다 하여 요즘에 와서는 백인 목사님들도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 상위 15명의 재벌 목사는 모두 이 Call and Respond 방식의 설교를 사용한다-1위  Kenneth Copeland, 순수익 $760 Million 2위 Pat Robertson, 순수익 $100 Million, 3위 Benny Hinn, 순수익 $42 Million) Call and Respond 방식의 설교는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싶은 문장의 끝을 올리면 사람들은 그에 반응해 큰 소리로 “amen”, “preach it, brother” 등의 응답을 한다. Call and Respond 설교는 노예 시절 교회부터 이어져오는 설교 방식이다. 이렇게 청중까지 말할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우리 교회에 비해 흑인 교회의 설교 시간이 두 배가량 더 길어지는 것이다.

일부 흑인들은 오랜 과거 방식을 버리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긴 예배 시간이 싫어 백인 교회로 교회를 바꾸는 흑인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흑인들은 여전히 흑인 교회를 더욱 정겹게 느끼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그러한 이유에서 다른 교회로 발을 돌렸던 흑인들도 다시 자신들의 흑인교회로 돌아오는 이유일 것이다.

흑인 교회는 흑인 노예 역사의 고난을 함께 한 버팀목이었으며, 가족들과 매주 주말을 보내온 추억이 담긴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초기 노예 시절 교회부터 지금까지 수 세기 동안 흑인 사회의 주축이 되는 사교 공간이기도 하다. 초기 흑인 교회로부터 필요에 의해 행해진 여러 가지 행위들이 수 세기 동안 지켜져와 이제는 흑인들만의 교회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유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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