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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게의 메인 상품은 쌀이어야 한다

고개돌린 소비자, Empire가 다시 불러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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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애경 이사, 이수영 부장, 오선이 과장, 김혜정 기자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소비자들이 환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유행에 따라가지 못하면 현대 여성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처럼 불안해하던 시절이다. 헤어 회사들이 내놓는 신제품은 십중팔구 불티나게 팔렸고 영어가 서툴러 제품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해도 소비자들이 알아서 사주던 시절이 이제는 옛 추억으로 남고 말았다. 소비자들을 리드하던 뷰티업계가 어느 순간부터 소비자들에게 끌려가기 시작하면서부터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소비자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소비자들을 이끌던 업계의 리더십이 사라지고 제품의 가격이 들죽날죽 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추락한 것이 더 큰 요인으로 보인다. 다행히 침체에 빠졌던 뷰티산업은 이제 바닥을 치고 상승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호황기 어떤 요소들로 헤어 업계가 소비자들을 리드했었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것이 우선이라 할 수 있다.

_MG_3829헤어 존의 이수영 마케팅 부장은 야키 휴먼 헤어를 쌀가게의 쌀과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쌀가게에서 가장 중요한 제품은 콩이나 팥이 아닌 쌀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수영 부장은, “쌀 가게의 주요 상품이 쌀이라면 우리에게는 야키 휴먼 헤어 제품이 쌀과 같다. 그런데 번들 헤어가 나오고, 인터넷 온라인 판매가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브레이딩 헤어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야키 휴먼 헤어 제품에 대한 집중력을 잠시 잃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고 말하면서, 새로 준비 중인 신제품 하나를 내놓았다.

얼핏 보기에 약 $30대에서 판매되는 중간급 야키 헤어의 품질로 보인다. 패키지 디자인은 최근 인기 절정의 드라마 Empire를 떠오르게 한다. 제품의 브랜드도 Empire다. 폴리 백에서 꺼낸 헤어는 금방 눈으로 보아도 윤기가 흐르는 아주 건강한 인모로 만든 제품임을 알 수 있다. 헤어의 끝부분도 반듯하게 힘이 살아있다. 손으로 만저 본 헤어의 첫 느낌은 중간급 이상의 헤어에서나 느낄 수 있는 미끈한 부드러움이다. 웨프트 부분에서부터 점점 헤어 끝 쪽으로 듬성듬성 쥐어 보았다. 단모와 장모의 모 비율도 수준급이다.

나름 헤어 제품 전문가라 자처하는 기자의 눈으로 보기에도 $25에서 $30 정도에 판매할 수 있는 양질의 제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 헤어 존이 야키 헤어 시장을 되살려 보겠다며 내놓은 Empire는 $20 안쪽으로 판매할 수 있는 공급가격이다.

“샘플을 본 영업사원들이 빨리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독촉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였다. 신제품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영업사원들이 Empire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 정도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가격대에 공급한다면 콩이나 옥수수 가게처럼 전락한 쌀가게를 다시 쌀가게로 되돌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든다.” 며칠 후에 열릴 NFBS 트레이드쇼 준비로 땀에 흠뻑 젖어 인터뷰에 응한 이수영 부장의 목소리에서 Empire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제품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혹시 중국의 하청공장들이 휴먼 헤어 판매 부족으로 인모 공급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춘 것은 아닌지, 아니면 헤어 존이 기본 휴먼 헤어 제품 부분에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이윤을 포기하고라도 뿌리리는 전략은 아닌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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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교육을 준비중인 황애경 이사

이 같은 의문에 헤어 존의 베테랑 디자이너 황애경 이사는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라고 다 똑같은 것이 아니라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의 프로세싱은) 저희만의 프로세싱 방식의 뭔가를 한다. 산 처리 방식이라거나 유연제 사용 방식이라던가 기타 등등의 과정을 통해 조금 더 머리에 힘도 주고 윤기도 더 나게 하고 탱글 될 수 있는 부분도 좀 더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가미하는 것이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렇다면 이 정도 촉감의 품질을 $20 이내에 판매할 수 있는 가격에 공급한다니 100% 휴먼 헤어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휴먼 헤어 비율은 어느 정도냐?”고 물었다.

“당연히 100% 휴먼 헤어다. 우리 회사는 믹스한 제품은 믹스했다고 표기한다. 믹스한 제품으로는 Yaki Pro 와 같은 제품인데 블랜드 된 제품이라고 분명히 표기를 하는 거다. 100% 휴먼 헤어라고 표기된 제품은 당연히 100% 휴먼 헤어다. 아닌 것을 100% 휴먼 헤어라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황애경 이사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확인해 주었다.

이수영 부장도 이에 대한 헤어 존의 입장을 분명히 확인해 주었다. “우리 영업사원들이 가끔 그런 푸념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왜 다른 회사들은 블랜드 제품을 100% 휴먼 헤어라고 속이고 싸게 파는데 왜 우리라고 그렇게 하지 못하느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경영인의 입장은 단호하게 반대다. 기업의 신뢰가 걸린 중대한 문제다. 공장이 생산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실수가 생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절대 그런 불미스러운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헤어 존은 초창기 도매업 수준의 회사가 더 이상은 아니다. 매일 몇백만 불씩의 제품이 몇 개로 나누어진 대형 창고의 최첨단 시스템을 통해 미 대륙뿐 아니라 남미, 유럽, 아프리카에까지 뿌려지고 있는 대기업이다. 본사의 10만 평방피트 대형 유통창고를 가득 메운 제품이 거의 2개월에서 2개월 반마다 한 번씩 회전할 만큼 회사의 규모도 커졌다. 금방이라도 쉽게 진의가 가려질 수 있는 휴먼 헤어 제품 표기를 속이기에는 잃을 것이 너무 커진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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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헤어 존이 시장을 선도하는 메이저급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소매점이나 소비자에게 심어주어야 할 타이밍이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그 위에 메이저 회사라는 기업 이미지까지 소매점에 전달할 수 있을 때, 쌀가게가 정말 쌀가게 다워질 것이다. 동양적 사고에 따라 조용하고 겸손하게 좋은 제품만 골라 좋은 가격에 공급하는 방식만으로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신뢰나 소매점의 확신을 얻기에는 부족하다. 소비자들에게 끌려가지 않고 소비자를 리드할 수 있을 때 소비도 촉진시킬 수 있다. 그런 리더십은 기업이나 브랜드의 리더십이 없이는 환상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Empire에 거는 기대가 자뭇 크다. Empire는 가격에 비해 참 좋은 제품임이 분명하다. 수많은 제품을 사고팔아 본 소매점의 입장에서 보아도 분명 소비자들의 마음을 확 끌어당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제품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제품이 좋은 만큼 회사 역시 대단해 보여야 하고 그로 인해 전방에서 소비자를 응대하는 소매점도 브랜드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그런 확신은 소매점 직원이나 주인의 목소리 톤에 실려 소비자들에게 다시 전달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본 조건이다.

번들 헤어 하나로 인해 헤어 업계 전체가 소용돌이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헤어스타일의 핵심은 디자인과 컬러다. 번들 헤어는 단색으로 디자인에 다소 한계가 있는 원초적 상품이다. 헤어 컬러의 유행을 리드하지 못한 것이 번들 헤어라는 위기를 자초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소매점의 경쟁력은 다양한 컬러를 구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이저급 기업과 영세한 도매업체의 차이 또한 컬러를 중심으로 한 유행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취급하는 브랜드의 다양성보다 취급하는 컬러의 다양성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황애경 이사도 컬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만일 번들 헤어가 다양한 컬러의 제품으로 만들어졌다면 지금처럼 뷰티 스토어가 미용실과 헤어 판매를 경쟁해야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 강조했다. 헤어 존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황애경 이사처럼 소비자의 욕구를 정확히 읽어내고 유행을 리드할 수 있는 예리한 눈과 비전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최고의 개발자 황애경 이사가 바라보는 컬러에 대한 생각은 무엇일까?

_MG_3867“솜브레니 옴브레니 여러 가지 이름으로 투톤 컬러의 제품이 유행했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보다 자연스러운, 자신의 염색한 머리가 자라 나와 투톤을 이루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투톤으로 되돌아가려 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된다. 그래서 Empire의 기본색에 투톤 컬러를 포함시켰다. 이런 유행은 우리 회사만의 노력으로 만들어 내기 어렵다. 전국의 소매점들이 가는 곳마다 투톤 컬러의 제품을 보기 좋은 곳에 전시해 주실 때 가능해지는 일이다.”

마케팅 부서의 오선이 과장은 텍스처에 대한 유행을 설명했다. 시대에 따라 같은 야키 텍스처의 헤어도 소비자 취향에 맞는 야키의 정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봉지 머리의 부드러운 촉감에 이미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성향을 염두에 둔 말이다.

“부드럽고 미끈한 텍스처가 유행이다. Empire는 Argan 오일 성분을 머리 가닥마다 처리함으로써 헤어드라이어 등의 고열로부터 모발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빛나는 머릿결의 아름다움, 건강한 헤어 탄력성과 컬 유지력 등 품질 일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가격과 품질 등 모든 면에서 Empire는 쌀가게를 정상적인 쌀가게로 되돌려 줄 충분한 힘을 갖고 있어 보인다. Empire를 시작으로 헤어 스토어에 야키 휴먼 헤어 바람이 다시 한번 불어 날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져본다. <장현석, 김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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