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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시 종을 매달자

11058502_10205139137531890_2374942456838355493_n발행인 칼럼 – 장현석

지구 환경파괴에 대한 누군가의 예언이다.

“마지막 나무를 베어버리고, 마지막 물고기를 먹어 치우고, 마지막 개울마저 더럽힌다면 그제야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

바늘 하나 꽂을 곳 없이 빼곡히 땅을 덮은 집과 건물, 인간이 버린 것을 뱃속에 가득 채우고 주검을 맞이한 앨버트로스, 한 방울의 오일까지 채굴하는 캘리포니아의 사막. 인간의 욕심이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재앙의 길을 향해 간다. 지구에서 생산되는 식량이 모든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없는 한계점을 넘기고도 경제발전을 위해 인구증가를 외치고 있다. 억지적으로 식량생산을 늘리려다 보니 유전자까지 변형한 곡식을 개발한다. 변형된 유전자 곡식이 인간과 미생물에 치명적인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GMO 음식을 먹고 있다.

이런 현실을 보고도 못 본 척, 알고도 모르는 척 지나치도록 하는 힘은 총이나 칼이 아닌 바로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긍정의 힘’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재앙 속에서도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낙관론이 지성인들의 상징이 되었다. 문제를 문제라 말하는 사람은 소심하다고 평하기 시작했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이상 기후가 현실로 나타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 믿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영국은 EU 공동체에서 탈퇴를 결정했다. 제국의 체면이고 뭐고 우선 자신들 앞가림부터 해야겠다는 국민들의 선택이다. 주변국의 어려움을 더이상 커버해 주기도 싫고, 터키 난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불만 때문이다. 덩달아 텍사스 주는 미연방에서 탈퇴하고 독립국이 되겠다고 떠든다. 더이상 함께 살 수 없다는 불만이다. 국경의 담을 높이 쌓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보수층뿐 아니라 서민들까지 환호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암살단을 만들어 범죄와 싸운 무법 시장이 대통령이 되었다. 아무리 긍정론이 사실을 가리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고 해도 위기적 현실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긍정의 힘이라는 환상이 깨어지면서 사람들의 불안심리는 극단적인 보호 심리로 변해 갈 것이 우려스럽다.

어린 시절 집집마다 녹슨 깡통으로 만든 종을 달기 시작했다. 이웃집들과 끈으로 연결한 알람 장치다. 북한 괴뢰군이 나타나면 끈을 잡아당겨 이웃들끼리 서로 알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유치한 장치가 분명하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그때 매달았던 종은 마음의 종이었음을 알게 된다. 늘 경계하는 마음의 끈을 놓지 말라는 사고를 키워주기 위한 장치였던 것이다. 그렇게 소심하게 긴장의 끈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사고가 자리 잡으면서 한국은 경제 기적을 만들었고, 호롱불 밑에서 판검사가 태어나는 위대한 업적을 만들어냈다.

뷰티 서플라이업도 이 같은 사회현상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어떻든 모두 잘 될 거야”라는 막연한 긍정론은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어쩌면 지금이 집 앞에 녹슨 깡통으로 만든 종을 다시 매달아야 할 때가 아닌지.  (eonhair@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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