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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협회가 한방에 풀어낸 수수께끼

더 이상 핑계를 대지 마라! 케미컬 마케팅의 모순을 한방에 해결했다.

헤어 상품의 매출이 뷰티서플라이 평균 매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뷰티서플라이에서 뷰티서플라이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그만큼 떨어진 상태다. 소매상인들의 대다수는 헤어 상품에 대한 정보와 변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거의 실시간 변화와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 도매업체를 통해야만 하는 케미컬 상품과는 달리 OEM 제조회사인 헤어 회사와 직접적으로 거래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케미컬 상품은 도매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해 오면서 도매업체가 주관하는 Buying Show에서나 겨우 생산업체 직원 혹은 판매 브로커를 만나 간접적인 관계를 맺어 온 것이 전부다.

몇 해 전부터 코스모비즈 편집실에 케미컬 광고 회사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소매점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한인 소매점 경영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 잡지가 코스모비즈라서 광고를 문의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코스모비즈 잡지에 광고를 내고 싶은데 대신 제조사들도 알아들을 수 있는 영한 혼합 잡지이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에 대해 코스모비즈는, “그것이 조건이라면 다른 잡지사가 이미 영한 혼합으로 발행하고 있으니 그 잡지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영한 혼합 잡지는 한인 소매점들이 읽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광고효과가 떨어져  코스모비즈가 영한 혼합 잡지로 전환하면 광고를 게재하겠다”라는 건의였다.

한두 회사도 아니고 여러 회사들이 공통된 주문이라는 점도 석연치 않다. 케미컬 제조회사의 답답함도 충분히 느껴진다. 소매점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이것을 전달할 통역자를 믿을 수조차 없으니 난감한 입장일 것 같다.

도매업체의 중간 역할

제조회사와 소매점의 교량 역할을 맡은 것이 케미컬 도매업체들이다. 도매업체들이 중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릴 수도 없는 일이다. 소매점들이 도매업체에 일괄적으로 요구해 온 것이 세련된 마케팅도 아니고, 제품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도 아니었다. 오로지 더 싼 가격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조사들은 새로운 제품을 런칭하기 위해 마케팅 프로그램을 계획한다. 정해진 같은 기간에 전국적인 규모로 대대적인 런칭이 이루어져야 짧은 시간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게 되고 구매 충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도매업체뿐 아니라 전국의 소매점 모두가 같은 목적으로 유니폼 한 프로모션에 들어가 주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계획을 수립하고 포스터를 제작하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도 내보내고, 쿠폰을 인쇄해 뿌리기도 한다. 동시에 소매점들에게는 런칭 세일에서도 이윤이 손해나지 않도록 프로모션 가격에 제품을 공급한다.

많은 악기가 동원되는 오케스트라처럼 지휘자의 지휘봉에 따라 이런 모든 마케팅 계획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관객들이 환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무대에 올라간 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소매점으로서는 오로지 싼값에 주면 더 싸게 팔 수 밖에는 없는 노릇이고 보내준 포스터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조차 몰라 쓰레기통에 버릴 수밖에 없다. 결국 지휘봉을 든 제조업체는 딴청을 부리는 것으로 밖에 비추어지지 않는 소매점들이 곱게 보이지 않을 수밖에.

마케팅 전략은 제조사 만을 위한 행위가 아니다. 도매업체가 득을 보도록 하기 위한 일이고, 소매점 또한 득을 보라는 일이다. 그런데 제조업게, 도매업체, 소매점 어느 누구도 뷰티 마케팅에서 득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제조사는 소매점을 원망하고, 소매점은 도매업체를 원망하고, 도매업체는 또 제조사를 원망하면서 30년을 훌쩍 넘긴 뷰티서플라이의 역사는 세월이 가면 갈수록 발전하기보다는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

생각하면 길이 보인다

2016-03-06 18.27.59
회원들을 안내하는 김성이식 회장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만 같던 이런 엇박자로 소리만 요란하던 아이러니한 문제를 뉴욕 뷰티 서플라이 협회가 아주 간단하게 풀어 버렸다. 통쾌한 일이다.

뉴욕 협회 김성이식 회장을 찾아온  Shea Moisture 사 관계자에게 김 회장은 아주 간단한 제의 하나를 건넸다.

“어차피 제품을 홍보하려면 샘플을 만들어 주실 거죠? 샘플을 조그만 비닐 포장지에 담아주시면 홍보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소매점들도 특별히 반가워하지도 않는 샘플을 손님들에게 건네주는 일도 재미가 없고요. 그리니 기왕 샘플을 만들 거면 좀 더 크게 만들어 좋은 용기에 담아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 소매점들이 그것을 무료로 받아서 손님들에게 무료로 주거나 $2 안팎으로 판매를 하겠습니다. 그러면 여행용 제품을 원하는 손님이나 돈이 충분치 않은 손님들은 반갑게 사 갈 것입니다. 우리 소매점 경영인들도 공짜로 물건을 받아 수익을 남길 수 있으니 더 열심히 선전을 할 것이고요.”

김성이식 회장의 건의는 적중했다. 협회의 이런 기능에 협회원들도 박수를 보냈다. 무료 샘플을 나누어 주려면 협회원들도 다 불러 모아야 한다. 배달까지 해줄 수는 없는 일이니까.

김성이식 회장은 협회원들이 무료샘플을 받기 위해 모여야 하는 바로 그 날을 <종업원들을 위한 밤>으로 정했다. 많은 소매점들이 모이고 종업원들까지 모인다니 예상보다 많은 회사들이 후원을 자처하고 나섰다. 덕분에 협회원들은 돈을 벌어주는 무료 샘플도 받고, 근사한 저녁 대접도 받았다. 직원들과 추억에 남을 만한 회식도 돈 들이지 않고 가질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2016-03-06 18.45.22
뷰티 스토어 직원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주고 있는 Shea Moisture사

Shea Moisture 사도 대 만족이다.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절묘한 케미컬 제품 마케팅 해결책이다. 문제가 복잡할 때는 지휘봉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보는 것도 지혜라는 사실을 멋지게 선보인 케이스다. 이런 성공 케이스가 하나에서 열로 늘어날 수 있다면 최고 90%의 점유율에서 출발해 지금은 대형 체인점과 약국, 심지어 슈퍼마켓에게까지 빼앗겨 30%대의 시장점유율로 떨어진 뷰티서플라이 가게가 뷰티서플라이 용품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아 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장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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