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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식을 진정 사랑하는 부모라면

발행인 칼럼

Travis_Johng
장현석 기자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요.”

대다수가 공유하는 말이다. 특정 정치인을 무작정 쫓아다니는 모습으로 비치기 싫어서 일 것 같다. 마치 권력을 탐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비치기 싫어서 일 것이고, 실망스러운 몇몇 정치인들의 정쟁이 자신의 모습으로  비치는 것이 싫어서 그럴 것 같다.

정치에 대한 선입견이 그렇다 보니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을 권력이나 이권을 쫓는 사람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정치는 개개인의 권리와 책임의 무게를 정한다는 차원에서 결코 무관심적 일 수 없는 일이다.

재외 동포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조국을 떠나 국적을 바꾸었으니 더 이상 한국 정치와 상관이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미국 시민으로서 미국 정치에 관심이 가지 않는다. 이민자로서 언어와 문화정서가 통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 같다.  어쩌면 정체성의 혼돈으로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쯤에서 서성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정치가 우리 생활과 직결되어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뷰티업계에서 봉사해 온 몇몇 사람이 최근 암에 걸려 사투를 벌였다. 각각 사업과 봉사에 열심이었던 건강한 사람들이다. 개개인의 사정으로 건강보험이 없다 보니 엄청난 수술비 부담에 직면하게 되었고, 모금운동까지 벌어졌다.  그 중 몇 사람은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한국에 가면 의료보험 혜택을 볼 수 있을까?

원래는 혜택을 볼 수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재외 동포들에게 선거공약으로 재외 동포 기본법 수립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1998년 임기 첫해에 거소증 발급과 함께 의료복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암에 걸리기라도 하면 다음날이라도 고국으로 돌아가 거소증을 신청하고 곧바로 의료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 혜택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미 전국의 수많은 동포들이 한국인권문제 연구소 (인권연)를 중심으로 이중국적 허용 및 교민청 신설을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뷰티업계에서는 Ben’s Beauty 임병주 명예회장과 King’s Beauty 조태환 대표와 필자가 사비를 드려 전국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하고 재외 동포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결과다.

법이 재정되고 수백만 재외 동포들이 혜택을 누렸다. 그전에는 죽어서 묻힐 3평 땅도 재외 동포로서는 살수 없었는데 재외동포법이 만들어지면서 부동산 취득권, 취업권 등의 혜택이 주어진 것이다.

이렇게 누군가의 숨은 노력의 결과로 본인들이 혜택과 권리를 누리면서도 정치를 거부하는 대다수의 비뚤어진 시각은 “그 사람들이 뭐 한자리라도 해보려고 그랬던 것 아니냐?”라며 칭찬은커녕 비아냥거리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단언컨대 한국 정부에서 오히려 “뭐라도 하라”라는 권고를 모두 사양한 사람들이다.

재외 동포로서 영원히 조국을 생각하며 살 수는 없는 일이다. 2세부터는 이미 한국보다는 미국을 모국으로 생각하는 게 마땅한 일이다. 러시아 등의 동포들을 비추어 보면 3~4세부터는 피부색까지 바뀌어 더 이상 한국인의 모습이 아닐 확률도 높다.

아무리 피부색이 변하고 흔적이 사라진다 해도 김 씨, 이 씨, 박 씨 등의 성은 영원히 변치 않고 남게 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적인 본능이다. 우리 후세들이 뒤돌아 보려 할 때 그들이 찾고자 하는 답을 우리는 얼마나  성의껏 준비하고 기록하고 있을까?

한인 디아스포라 1세의 기록은 후세의 밑거름이 될 수밖에 없다. 2세의 권리는 1세들이 어떻게 지켜놓고 만들었느냐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 미국에 사는 우리가 한국 정치에 관심을 둔다 해도 대사관 유리창 닦는 이권도 없다. 정치는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의 어떤 모습을 남겨 줄 것인가에 대한 행동이다. eonhair@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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