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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세일은 세일이 아니다

무조건 세일은 세일이 아니다

“이렇게 싼것을 예전에는 제가 속고 샀단 말입니까?”

얼마전에 SNS상에 “제대로 끓였습니다. 안심하고 드세요”란 문구와 함께 600만원짜리 가스비 영수증을 공개한 설렁탕집 주인이 있어 화제가 된적이 있다.

설렁탕에 대한 신뢰가 깨진데 대한 식당주인의 답이다. 가스비가 600만원이 나올만큼 오랫동안 끓여서 진국 설렁탕이란 것을 증명하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식당주인의 노력이다. 뷰티서플라이도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했다. 뷰티서플라이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깨어진것으로 보인다.

설렁탕집은 가스비 영수증이라도 붙여 놓고 신뢰를 회복한다지만 뷰티서플라이는 인보이스를 공개할 수 도없고 소비자들에게 진실을 믿게할 방법이 막막하다.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에서 어떤 말을 해도 지금은 소비자들이 믿어주지를 않는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 원가수준인 50% 세일을 해도 소비자들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조금 더 기다리면 그 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좋은말도 여러번 듣다보면 실증이 나는 법인데 매일 벌어지는 원가세일을 믿어주 길 바라는 생각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동부지역에서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는 A사장은 “50% 세일을 해도 물건이 않팔렸다. 고민끝에 가게를 정리할려고 Close Out Sale 베너를 붙였다. 점포정리 세일을 한다고 하니까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개업때 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 절대 팔리지 않을것 같던 – 제품까지 팔려나가는 소비자 심리를 진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장사를 잘하는 일부 뷰티서플라이 경영인들은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제품중에 유행이 지나 전혀 움직임이 없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점포정리세일때 개업 재고가 팔려나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결국 소비자의 입장에서 원가 세일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인 뷰티서플라이가 이렇게까지 소비자들로부터 불신을 받은 적은 없었다. 예전에는 이 가게 저 가게를 돌아보아도 비슷비슷한 가격이라서 가격에 대한 의심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파격적인 세일가격이 제시되어 싸게 파는 가게로의 몰림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결국 인근 가게들도 그 이상의 가격으로 맞대응하게 되고 파격적인 세일가격이 정가로 둔갑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미 파격세일에 길들여진 소비자에게 이제는 더 이상 충격을 줄만한 세일을 할 수 없는 처지다. 이제 마지막 남은 카드는 구매력을 무기로 경쟁가게보다 더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아 원가세일 경쟁에서 나오는 약간의 차액으로 승부를 거는 일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경쟁가게가 $10에 사올때 $8에 구입해 $10에 팔고 $2을 남기는 최후의 전략)

그런 억지스러운 방법으로라도 경쟁가게 문을 닫게하고 지역상권을 독식해 가격을 다시 정상화 시킬 수 있다면 그것도 상술의 하나로 인정해 줄법하다. 하지만 뷰티업계는 이미 지난 40여년의 오랜 세월동안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되지 못함을 거듭 격어왔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소매점들 끼리 피터지게 경쟁하는 동안 소비자들이 떠나버리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공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물건은 ‘품질과 가격 모두 믿을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위빙의 구매패턴이 바뀐지 오래다. 비공식 집계이지만 중국공장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헤어제품의 물량이 4억달러를 넘겼다고 한다. 그정도 물량이면 상위 도매업체 2-3개 회사의 판매량이다. 그만큼 돈이 우리의 호주머니가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 갔기 때문에 뷰티서플라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좀더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나 미용실에서 구매하는 헤어 익스텐션제품의 가격이 뷰티서플라이에서 사는 가격보다 싼것만도 아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번들헤어의 가격을 비교해 보면 온라인이나 미용실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뷰티서플라이보다 120%에서 심한경우 200%까지 더 비싼것이 현실이다.

더 비싸게 주고 사더라도 뷰티서플라이에서 판매하지 않는 제품은 고급정품이라고 믿는 억지적인 사고는 뷰티서플라이에 대한 불신의 상대적인 효과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헤어 도매업체 B전무는 “사실 그동안 우리 업계가 잘못한 일이 많다. 신테딕보다 싼 레미도 그렇고 100% 휴먼헤어 아닌 100%휴먼헤어도 그렇다. 분명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것을 알면서도 경쟁 도매업체를 의식해 먼저 박스로, 또 트럭으로 물건을 보내 소매점 창고에 경쟁 도매업체 제품이 들어 올 자리조차 빼앗으려했던 욕심이 불러온 결과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 전무는 또, “답답하고 우려스러운것은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이 업계에 들어와 처음으로 다음에는 어떤제품을 얼마나 출시해야 할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는 기분이 든다.아무리 생각해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 이상 졸라맬 허리도 없다

P9600725뷰티서플라이 매출의 주축을 이루던 휴먼헤어 위빙의 판매가 감소를 보이고 다시 옛날로 돌이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자 도,소매 할 것 없이 모두들 허리띠를 졸라매며 어려운 시기를 넘기기위해 안갖힘을 쏟고 있다. 남부지역에서 가게를 하는 C사장은 “요즘 좋아하던 골프도 안치고 가게에만 붙어있으며 물건도 제때에 같다 놓으니 작년보다 매출은 올랐다. 하지만 고급 위빙은 안나가고 플로어용 저가 헤어만 움직인다. 중급 헤어도 플로어로 내려가는 추세이고 매출에서 헤어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50%가 안된다. 전에는 60%도 넘었었는데 안타깝다. 요즘은 코스메틱이 꾸준해서 그쪽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과 올 연초매상이 기대이하로 낮게 나오면서 일부 소매업체는 매출을 늘리는 쪽보다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절약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부지역에서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는 H사장은 “그동안 시간이 없어 소홀이 했던 창고 정리를 했다. 창고 바닥에 쌓인 박스를 정리했더니 물건이 수만불 어치다. 리턴할것은 리턴하고 디스플레이할 것은 꺼내서 정리를 했다. 전부 돈주고 산 물건인데 방치되어 있었다. 그동안 내가 게을러 정리못한 이유도 있지만 세일즈맨이 찾아와 구매를 독려하면 박스로 사준것도 이유이다. 이제부터는 피스 단위로 구매를 바꿀것이고 텀도 안쓸것이다. 텀을 쓰면 많이 구매하기 때문에 나중에 물건은 물건대로 쳐지고 외상값 갚느라 허리가 휜다. 물건이 없어 손님이 돌아가더라도 쓸데없이 물건을 창고에 쌓아놓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신뢰회복을 목적으로 삼아야

매상이 떨어져 걱정하고 있는 사이에도 선방을 하고 있는 도매업체도 있다. 뉴지구, ISIS, 미드웨이, 페션월드, 아메코, 로얄 아이멕스 등은 예년에 비해 매출이 소폭이나마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들 회사의 경영방식을 들여다 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자사 제품이 비 정상적인 가격에 판매될 경우 세일즈맨들이 업주를 설득해 가격파괴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시켜 왔다는 사실이다.

미드웨이사의 한 관계자는 “제작년의 경우에는 번들헤어 바람 때문에 고가인 IndiRemi 의 판매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매출하락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해 박리다매를 억제하면서 제품의 다양화를 시도 했다. 새로 출시하는 제품들도 가격을 더 싸게 공급하기 위해 품질을 떨어뜨리는것 보다는 품질우선이 브랜드 신뢰도를 지킨다는 믿음에 고품질의 제품을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접근했는데 소매점들이 이같은 가치를 인정해 주었고, 고맙게도 소비자들이 알아주어 좋은 결과로 이어진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격과당경쟁이나 파격적 세일로 인한 소비자 신뢰상실같은 문제는 소매점들끼리 사이좋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제품을 공급하고 이미 공급된 제품의 신뢰도를 지켜내야 하는 도매업체의 적극적인 관여가 유일한 방법이다. 소매점들 또한 이런 도매업체들의 가격질서 유지 노력에 동참해 주고 이런 도매업체의 가이드를 따라 주는 것만이 해답이다.

그렇다고 세일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매2주, 혹은 매월 세일품목을 선정하고 가격 세일과 함께 세일하는 제품에 대한 가게내에서의 설명회, 데몬스트레이션, 제품 소개서 배포 등 기획적인 세일을 시행하면서 소비도 촉구하고 세일효과도 극대화하는 보다 진보한 마케팅 시대를 준비해 갈때이다. <김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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